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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집단 감염 화약고' 응급실 상황 여전…과밀화 심각

입력 2016-03-2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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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실. 환자들이 끊임없이 밀려듭니다.

[응급실 대기 환자 : 기약이 없어요. 순서가 몇 번인지도 몰라서 무작정 기다리는데. 굉장히 힘들죠.]

응급 처치가 끝난 환자들을 병상으로 옮겨야 또 다른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데 응급실 병상이 턱없이 부족한 겁니다.

[응급실 대기 환자 : 저녁 9시에 CT(촬영)를 했는데 진료를 다음 날 저녁 8시에 했어요. 24시간 됐구나. 병상에 앉아있었죠. 24시간을.]

외래 환자들이 응급실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남경 의사/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의학과 : 기준을 갖고 환자를 가려 받는 공간이 아니다 보니까요. 환자 명단이 떴을 때는 제대로 환자 분류가 안되는 상황이니까.]

다른 대형 병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병상에 눕지도 못한 채 복도에서 치료를 받거나, 보호자 대기실에 앉아 진료를 기다립니다.

[응급실 대기 환자 : 응급실 침상이 부족하니까 여기 앉아서 맞는 거에요. 난 아파 죽겠는데. 여기서 기다리래.]

대기 시간에 지친 보호자들은 불만을 터뜨립니다.

[환자 보호자 : 의사가 온다고 해도 안 오고 입원을 시키든지 아니면 퇴원을 시키든지.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말이야.]

대형 병원 응급실이 보유한 침상 대비 응급실 환자 수를 비교했더니, 과밀화 지수가 최대 182% 였습니다.

침상이 100개인 응급실에 환자가 182명 있다는 뜻입니다

[신상도 교수/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 24시간 재난 상태인거죠. 24시간 과밀화 지수 180%니까 1년 365일 우리가 가진 자원 능력의 80% 이상이 항상 초과 상태니까.]

중증응급환자가 도착 후 본격적인 치료를 받으려면 평균 20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문제는 증상이 가벼운 환자가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환자 보호자 : 두드러기 때문에 온 거예요. 응급실에 어울리는 건 아니예요. 다른 병원이 안 열어서요.]

[병원 원무과 : 경증 환자도 오는 편이죠. 보통 다 접수를 해요. 거의 다. 대기 시간이 좀 길어진다고 해도 굳이 보시겠다고.]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부터 응급실 이용을 제한하는 메르스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구급차의 비응급환자 이송을 금지하고, 경증 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하는 경우 추가 비용을 내게끔 한 겁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선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재갑 교수/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 돈 많은 사람이면 나 그 돈 내도 돼, 서울대 갈 거야 이런 식이 되니까 차별성 문제가 생기죠. 의료 이용에 부익부빈익빈이 생긴다는.]

[대형병원 수간호사 : (응급실에서) 환자를 1,2,3,4,5로 (단계별로) 나누면서 이건 15분 내에 하고, 이건 30분 내 하고 이런 규정을 줬어요. 근데 그 시간에 볼 수가 없잖아요. 탁상행정인 거죠. 지금 환자 진료가 먼저인지 환자 분류가 먼저인지.]

병원들의 평가 결과에 따라 운영 보조금과 수가를 차등 지급하는 방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응급실 환자 연간 1천만 명 시대. 전문가들은 보다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신상도 교수/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 응급 환자를 큰 병원에서 받고 나서 이어서 진료를 하면 되거든요. 전체적으로 요양 병원이 더 많아져야 되고, 작은 병원 내 병상들을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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