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 산바가 몰고온 거센 비바람과 해일은 전남 여수를 강타했습니다. 오동도와 만성리 해수욕장은 쑥대밭이 됐습니다. 만성리 해수욕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정진명 기자! 피해가 그렇게 심하다고요?
[기자]
네. 이곳 만성리 해수욕장의 도로와 상가는 그야말로 검은모래 천지입니다.
식당은 물론 살림집 안방까지 모래로 가득찼습니다.
모래를 퍼내고 또 퍼내도 끝이 없습니다.
잠시 몸을 피했다 돌아온 상인과 주민들은 깊은 한숨만 내쉬고 있습니다.
[이승주/만성리 해수욕장 상인 : 제가 팔자가 기구한지 몰라도 저같이 다섯번째 이재민이 된 사람이 우리나라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태풍 산바가 여수 부근에 상륙한 오늘(17일) 오전.
바다 만조와 겹치면서 6~7m에 이르는 너울성 파도가 상가 30여곳을 덮쳤습니다.
순간 최대풍속 초속 40m에 가까운 강풍과 파도는 해수욕장의 모래와 돌맹이를 도로와 상가에 쏟아 부었습니다.
상인들은 복구에 나섰지만 언제 다시 장사를 할 수 있을지 막막합니다.
여수의 대표적인 관광지, 오동도 역시방파제를 넘어온 파도에 쑥대밭이 됐습니다.
아스팔트 바닥은 종잇장처럼 뜯겨져 나갔고 매표소는 폭탄을 맞은 듯 박살났습니다.
절벽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거꾸로 치솟게 만들 정도의 강풍은 태풍의 위력을 실감케 합니다.
오늘 하루 여수에는 156mm의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도로와 저지대 주택 수십채가 물에 잠겼습니다.
전남지역 11개 시군에서는 6만천여 가구가 정전피해를 입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