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영등포역 인근의 대로변에서 한 노숙인이 숨진 채 5일 동안이나 방치됐습니다.
안태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역 인근의 대로변. 변압기 석대가 설치돼 있고 큰 길과는 불과 5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잠시 지켜봤더니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50대 노숙인이 숨진 지 닷새 만에 발견된 현장입니다.
아직도 이곳에는 악취가 진동하는데요.
대로변과 이 곳 사이에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노숙인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변압기와 담벼락 사이에 햇빛을 가리기 위한 천막이 설치돼 있었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숨진 노숙인에게서 심한 냄새가 날 때까지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안태훈/신고자(한국전력 영서전력소 직원) : 우리 회사 옆 건물 식당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악취가 심하게 난다고 해서 확인하러 나가보니까 (시신이…)]
현장에선 여러 개의 술병이 발견됐습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 : 오늘 부검 (결과가) 나와 사인을 보니까 술을 많이 먹어 간이 다 썩었다고 합니다. 타살 흔적은 전혀 없고요.]
도심 한복판에서 숨진 지 닷새만에야 발견된 노숙인. 메말라 가는 대도시 서울의 서글픈 자화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