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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존엄한 죽음을' 노숙인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사람들

입력 2011-12-02 23:14 수정 2011-12-0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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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숙을 하는 원인과 해결책은 각기 다르지만 죽음만큼은 누구나 존엄하게 맞이할 권리가 있습니다.

노숙인들이 길거리에서 외롭게 죽지 않도록 돕는 이들을 안효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집에 누가 있어요?]
[없어]
[근데? 어떤 집에 가고 싶다는 건데요.]

노숙인 김 모씨는 간암 말기 환자입니다. 지난 7월부터 이곳에 머물고 있지만 새해를 맞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혼수 상태가 반복되면서 집을 찾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김씨는 20년 전 가족과 헤어진 후 민박집과 거리를 떠돌았습니다. 돌아갈 집도 돌봐줄 가족도 없습니다.

[김모씨/노숙인 : 술을 좀 많이 먹고 그랬어요. 다됐어요. 내 생각엔 이제 다 된 거 같애.]

죽음을 예감하지만 마음은 평안합니다.

노숙인을 위한 호스피스 시설인 이곳에서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가 말기환자 10여 명을 돌봅니다. 이곳에 올 때 이미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민준/다일천사병원 의무원장 : 일반인들은 검진하다가도 발견되고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병원에 가서 발견되지만 이분들은 그냥 말기에 발견돼요.]

노숙인들의 사연은 각기 다르지만 홀로 죽음을 맞고 싶지 않다는 점은 같습니다. 이곳에서는 함께 지내던 이들이 노숙인의 마지막을 배웅합니다.

[이명현/다일작은천국 원장 : 극한의 고독 속에서 돌아가시는 일은 막아보자. 인간의 마지막 최소한의 존엄성은 유지하면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우리 사회 가장 소외된 곳에서 차갑게 죽어가는 이들을 끌어 안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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