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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집권여당 사라진 정치권…'통합' 외친 대선주자들

입력 2017-03-10 18:36 수정 2017-03-1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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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은 정치권엔 조기 대선이 시작된다는 신호탄입니다. 탄핵 심판 선고 직후 주요 대선주자들은 '통합'이란 메시지를 경쟁적으로 내놨죠.

오늘(10일) 여당 발제에서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정치권의 반응과 함께 조기 대선 판세도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선고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여야의 운명도 엇갈렸습니다. 대체로 야당은 상기된 분위기였지만, 자유한국당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오늘부로 '집권 여당' 지위도 상실했습니다. 이제는 전 여당 대표가 된 인명진 위원장, 발 빠르게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습니다.

[인명진/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 자유한국당은 대통령 탄핵 인용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통감합니다. 자유한국당은 지금 이 순간부터 더 이상 집권여당이 아닙니다.]

반면,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바른정당은 반색했습니다. 탄핵 절차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보수 지지층이 자신들에게 넘어올 거란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정병국/전 바른정당 대표 : 바른정당이 국민을 배신한 국정농단 세력과 결별하고 황량한 벌판에 나와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것이 바른 선택이었고 옳은 결정이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민주당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소속 의원들에겐 SNS 자제령을 내렸습니다. 대통령 탄핵으로 집권 가능성이 더 높아진 만큼,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겠죠. 당의 공식 메시지도 '통합'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 대통령직 상실로 여당과 야당의 구분은 없어졌습니다. 탄핵 국면에서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치유하고 보듬어내겠습니다.]

정치권은 이제 대선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오늘부터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이 실시됩니다. 현재로썬 5월 9일이 유력하죠. 또 오늘부턴 대선 예비후보 등록도 가능합니다.

각 당도 경선 일정을 확정하고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민주당은 4월 3일, 결선투표가 있으면 8일에 후보가 확정됩니다. 바른정당은 이번 달 28일에 후보를 확정합니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주요 대선주자들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탄핵 심판 선고를 지켜봤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자택에서,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은 집무실에서, 또 안철수 전 대표는 국회에서 생중계를 시청했습니다. 주자들은 탄핵 이후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고심을 거듭했는데, '통합'이란 키워드에서 일치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광장의 힘이 통합의 힘으로 승화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희정 지사도 "반목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재명 시장은 촛불집회 사진에 '우리가 해냈습니다!'란 문구를 적어서 올렸는데요, 이 시장 역시 "진정한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의 메시지도 '통합'이었습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 이 시간 기뻐하시는 국민들이 있는가 하면 상실감을 가진 국민들도 계십니다. 모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들이십니다. 정치권은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데 힘을 합쳐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청산'이란 키워드가 중요했습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목표가 분명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탄핵 국면에서 '국민 분열'이라는 상처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시작된 대선 국면에선 '통합'이란 메시지가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야권 주자들 입장에선 갈등을 치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중도-보수층을 폭넓게 끌어오기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후 여론의 추이가 매우 중요합니다. 대통령 탄핵 이전과 이후는 여론이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중도-보수층이 어디로 움직일지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오늘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묘한 움직임은 포착됩니다. 결과부터 보겠습니다. 문재인 32%, 안희정 17%, 안철수-황교안 각각 9%입니다. 순위에 큰 변화는 없지만, 안희정 지사가 소폭 반등한 대목이 눈에 띕니다.

안 지사는 대연정-선의 발언으로 급락세를 보였는데, 탄핵 직전 여론조사에선 소폭 상승한 겁니다. 안 지사 측은 "탄핵 이후엔 중도 보수층에 강세를 보여온 안 지사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주장이 맞는지는 앞으로 1주일쯤 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겠죠. 하지만 오늘 이후 민주당 경선 상황이 더 치열해질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문재인 전 대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탄핵 심판 선고 직후 팽목항으로 내려가서 각오와 의지를 다졌습니다.

최고 권력자가 공백인 상황. 자칫 조기 대선 분위기가 과열되면, 혼란을 부추길지도 모릅니다. 특히 혹시 있을지 모르는 친박 세력의 불복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실제로 김진태 의원은 선고 직후 '법치는 죽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파면과 동시에, 친박 세력도 폐족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죠. 한때는 '친박'이었고, 지금은 그 반대편에서 대선을 준비 중인 유승민 의원은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유승민/바른정당 의원 : 남들이 뭐라고 해도 대통령을 생각하면 저는 인간적으로 깊은 회한과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픕니다. 이 나라를 위해 또 대통령을 위해 저는 진심으로 마지막 호소를 드립니다. 진심으로 승복을 말씀해주시고 화해와 통합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집권 여당 사라진 정치권…'통합' 외친 대선주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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