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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헌법 가치 지키고 싶었다"…'신보수' 날개 꺾인 유승민

입력 2015-07-08 19:31 수정 2015-07-0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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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시 정치부회의' 시작하겠습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결국 사퇴했습니다. 뜨거웠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사퇴권고로 기울었고, 유승민 원내대표는 결국 이를 받아들였는데요. 유승민 사퇴 이후 여권, 어떻게 될 것인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여당 40초 발제 시작하겠습니다.

[기자]

▶ "민주공화국 가치 지키고 싶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유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 제동 걸린 신보수 물결

유 원내대표의 퇴진은 새누리당 쇄신그룹에서 시작된 '신보수 물결'에 제동이 걸렸음을 의미합니다. 여당 의원들은 내년 총선 공천과 지역구 예산 챙기기를 위해 청와대의 뜻에 무릎을 꿇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 정치자금법 위반 이달 하순 첫 재판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첫 재판이 이달 하순 열립니다. 서울중앙지법 부패전담 재판부가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

[앵커]

유승민 원내대표가 취임한 지 5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여당 국회의원들이 자신들 손으로 뽑은 원내대표를 사실상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끌어내린 것입니다. '배신정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이후 13일 만의 일인데요. 우리 정당사에서 처음 있는 일일 것이고, 우리 정치사에 큰 오점이 될 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당 발제에선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로 오히려 더 뜨거워진 논란을 자세히 다뤄봅시다.

[기자]

2004년 3월 23일, 한나라당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제6차 전당대회를 열었습니다.

2522표 가운데 무려 1359표라는 압도적 득표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체제는 들어섰습니다.

차떼기 논란으로 쇄신이 절실했던 박근혜 대표는 취임 이후 '수요모임'이라는 쇄신소장파의 지지 속에 '원내총무'를 '원내대표'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당 대표의 제왕적 통치가 아니라 대표와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를 만들어 정책정당을 표방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리고 이 개혁은 결과적으로 통과됐습니다.

대표에게 집중된 권한을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에게 분산해 민주적이고 선진적으로 당을 운영하겠다는 포부에 여론은 환영했습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2004년 5월 11일) : 여태까지 안 가본 길을 가는 거라고도 볼 수가 있는데 디지털정당, 정책정당, 원내정당 이렇게 세 가지 목표를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8일) 새누리당의 시계는 2004년 5월 이전으로 다시 돌아간 듯합니다.

의원들이 직접 뽑은 원내대표는 결코 의원과 의회의 대표자가 아니라는 불편한 진실이 현실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헌법의 가치와 여당의 당헌당규에 명시된 상식은 오간 데 없고, 여당의 원내대표가 사실상 '축출'되는 서글픈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논란의 주체가 다름 아닌 11년 전 '원내대표'의 독립성을 강조했던 박근혜 대통령이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새누리당 :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납니다. 고된 나날을 살아가시는 국민 여러분께 저희 새누리당이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저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은 누구보다 저의 책임이 큽니다. 참으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오늘 오전 9시 새누리당 의원 전원은 국회에 모여 총회를 열었습니다. 2시간 30분가량의 격론에서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김무성 대표는 강조했습니다.

[김무성 대표/새누리당 : 대다수의 의사의 결론은, 책임 여부를 떠나서 이유를 막론하고 현 상태에서는 사퇴가 불가피하다…하는 것이 대세여서 의총에서 그런 결론을 내고…]

하지만 쇄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의원들은 표결에 부쳐서라도 '유승민 지키기'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청와대의 심기가 아닌 새누리당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는 요구도 빗발쳤습니다.

[정두언 의원/새누리당 : 원내대표 사퇴 결의안 이런 정말 개콘(개그콘서트) 같은 일을 의총에서 할 게 아니라 당 지도부와 청와대 대화 촉구 결의안. 이런 걸 좀 저는 주장하고 싶어요. 대화를 하면 되잖아요. 왜 대화를 안 해. 일방적으로 그냥…]

유 원내대표의 사퇴로 '신보수' 대 '구보수'의 가치 충돌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격렬해질 전망입니다.

하향식 의사결정과 지시-복종으로 요약되는 기성보수가 아닌 다양한 스펙트럼이 한데 모이는 합의의 보수, 그런 혁신 보수로 나아가야 한다는 요구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유 원내대표도 비록 당장은 실패했지만, 이 가치를 계속 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새누리당 : 제가 꿈꾸는 보수,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습니다.]

청와대는 새누리당보다 우위에 있음이 이번 사태로 만천하에 확인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성완종 게이트, 메르스 사태 등으로 떨어진 국정 장악력을 다시 바짝 조일 수 있는 계기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며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 논리대로 라면, 청와대에 독립적인 국회의 '원내대표'를 이런 방식으로 사퇴시키는 것도 '권력분립이란 헌법 가치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청와대가 헌법을 필요할 때만 근거로 삼고, 필요 없을 때는 외면하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한다는 따가운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의 제목은 <'신보수' 날개 꺾인 유승민>이라는 제목으로 유 원내대표의 사퇴 이후 정국을 자세히 분석하겠습니다.

Q. 유승민 "헌법 가치 지키고 싶었다"

Q. 유승민 사퇴…신보수 실험 일단 좌절

Q. 야 "대한민국 정치사 치욕의 날"

Q. 유승민 사퇴…청와대 성적표는?

Q. 유승민 사퇴…김무성 성적표는?

Q. 유승민 물러났지만 '브랜드' 얻어

Q. 김무성, YS에게 '정치' 배워

Q. 여 역대 후보들 '할 말' 하면서 성장

Q. 박 대통령, MB 정권서 여당 내 야당

Q. 유승민 한때 이회창·박 대통령 브레인

Q. 유승민 사퇴…후임 원내대표 어떻게?

Q. 원내대표로 친박계선 이주영 준비 중

Q. 비박계에선 심재철 출마 의사 밝혀

[앵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청와대는 '위헌'이라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논리라면 의원들이 뽑은 여당 원내대표의 '사퇴'도 청와대의 삼권분립이라는 '헌법 무시'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 수밖에 없겠습니다. 오늘 여당의 기사는 <'신보수' 날개 꺾인 유승민>이라는 제목으로 다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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