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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세월호 참사 800일…진도 현장을 기록하다

입력 2016-06-27 19:27 수정 2016-06-2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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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지막으로 여당 40초 뉴스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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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800일…현장에 가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농성 도중 경찰과 충돌을 빚어 4명이 연행됐습니다. 이에 앞서 오대영 기자가 참사 800일을 맞아 세월호 참사 현장을 가봤는데요, 생생한 현장 소식 여당 발제에서 전해드립니다.

▶ "난 모든 박 밀어주는 밀박"

박명재 새누리당 신임 사무총장이 자신을 '밀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밀박이란 모든 박을 밀어주는 박이라는 뜻인데요, 친박, 비박, 신박, 낀박에 이어 밀박도 생겼습니다.

▶ "김해신공항 전향적으로 수용"

서병수 부산시장이 국민화합을 위해 정부의 김해신공항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 시장은 김해신공항을 24시간 안전한 허브공항으로 만든 것이 더 중요하다며 시장직을 사퇴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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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오대영 여당 반장이 일주일 휴가였는데 의미 있는 곳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세월호 800일을 맞아서 진도의 동거차도에서 유가족들을 만났다는데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기간 연장을 놓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사고 해역의 현재 상황은 어떤지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당 발제에서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제가 이 스마트폰으로 지난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세월호 800일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진도와 동거차도에서 보낸 사흘,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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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고속터미널에 왔는데요, 여기서 4시간 4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지금 시간이 6월 21일 화요일 오후 5시, 정확히 10분입니다. 다정회가 시작했을 시간인데요.

취재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다정회 시청자 분들을 위해서 상세하게 취재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도로 가는 길은 무척이나 멀었다. 어느새 짙은 어둠이 깔렸다.

다음날 아침, 나는 진도 팽목항으로 향했다. 성난 파도는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었다.

6월 22일 오전 8시, 진도 팽목항입니다. 내일은 세월호 참사 800일이 되는 날입니다. 800일 전의 아픔과 슬픔이 이곳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 오전부터 거세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사고 해역으로 갈 수 있는 배 편은 모두 끊긴 상황인데, 제가 동거차도로 지금 이동을 해서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기간이 연장될 필요가 있는 지에 대해서 현장에 그 답이 있는지 제가 지켜 보겠습니다.

동거차도는 팽목항에서 또다시 배를 타고 3시간 가야했다. 세월호 사고 지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슴이 뛰었다.

저는 지금 세월호 사고 현장 인근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뒤에는 오른쪽에 보이는 동거차도에 내리게 되는데요.

날씨가 흐려서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저 멀리에서 세월호 인양을 위한 크레인 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육안으로 보입니다.

인구가 채 100명이 안 되는 자그마한 섬, 동거차도. 마치 동화 속 마을에 온 듯 고요하고 머리가 맑아졌다.

동거차도 산기슭에 가는 길을 찾기가 어려웠다.

쏟아지는 폭우에 우거진 수풀…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동굴 속에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노란색 리본으로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가족분들도 만날 수 있고요. 그리고 세월호 인양이 어떻게 되는지 모습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합니다.

25분쯤 걸었을까… 드디어 동거차도 산기슭에 도착했다. 사고 해역이 가장 잘 보인다는 그곳에 유가족들은 천막을 치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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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셨다시피 진도 동거차도는 무척이나 멀었습니다. 하루에 가는 배 편이 딱 한 번. 그걸 놓치면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합니다.

그 먼 곳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 세상에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계속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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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기 진도 팽목항 방문(지난해 4월 16일) : 저는 이제 선체 인양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434일 올해 6월 22일, 나는 동거차도에 있었다. 신속할 거라던 세월호 인양작업은 무척이나 더뎌 보였다. 겉으로 보기엔 진전이 없어 보였다.

오늘 날씨가 굉장히 궂었습니다. 비가 많이 내렸고, 파도와 너울이 심했습니다.

지금은 안개까지 자욱하게 껴서 거의 시계가 확보가 안 되는 상황인데요. 세월호 인양 관련 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족들은 서너 명씩 조를 짜서 1주일씩 현장을 지키고 있다. 진실 규명의 마지막 기회를 살리고 싶어서였다. 그래야 아이들을 온전히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요한이) 동생한테도 그랬어요, 오빠한테 잘못했다는 소리 들으면 안 되지 않냐… 그래서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오빠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잘 하고 살아야 한다.]

세월호 참사 800일이던 6월 23일은 성호의 스무 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이른 새벽, 성호의 아빠는 초코파이로 자그마한 생일케이크를 만들었다. 성호의 엄마는 안산에서 생일 노래를 불러 보냈다.

아들이 없는 생일, 아빠는 오전내내 바다만 내려다봤다.

[(진상규명이 끝나면) 다른 일상을 만들어야죠.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일상이랑 다른 일상을 만들어야죠. 그렇잖아요. 그런거 만들지 않으면 또 다른 일상이 없잖아요.]

성호가 생전 좋아했다는 팝송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그 가사는 바다를, 세상을, 그리고 우리를 향해 소리쳤다. 진실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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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들이 '정치 데모꾼'이라거나 '자식 장사'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현장에서 만나본 결과, 그들은 그저 평범했던 우리의 아빠, 엄마, 형, 누나였습니다.

저는 동거차도에 머물면서 의문의 영상을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세월호 인양작업이 얼마나 지지부진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그 장면을 언론에 최초로 지금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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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은 산기슭 천막에서 24시간 사고해역을 감시한다. 그리고 기록한다.

[(이렇게 촬영해서 이것도 기록을 다 하시나요?) 네. 보통 백업하고 있고요.]

일지도 세세히 적는다.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시간별로 세세하게 기록하시네요?) 보이는 그대로 다… (이렇게 하면 이제…) 나중에 해수부나 브리핑 자료랑 맞춰보는 거죠. 또 이때 이렇게 망가진 게 나왔는데 그거는 도대체 뭐였냐? 판툰이 아니었으면 뭐냐. 세월호 일부를 떼어내서 너네들이 인양을 했다면 그거는 뭐냐, 라고 물어볼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거죠.]

내가 동거차도에 가기 닷새 전, 성호 아빠는 특이한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다며 보여줬다.

세월호 선체를 인양해야할 선박이 시커먼 물체를 끌어 올린다.

[왼쪽 편의 이 보조 크레인이 망가진 판툰을 물속에서 꺼내더라고요. (처음에는) 뭔지 몰라 가지고…]

성호 아빠의 말이 맞다면 이 부력재는 불과 닷새 전에 설치된 그것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난 12일 세월호 인양을 위한 '선수 들기'를 시작했다고 홍보했다. 가장 작업의 핵심은 바로 이 부력재였다.

유가족들은 해수부가 자랑했던 부력재가 불과 닷새만에 크게 훼손돼 건져올려졌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이들의 의심이 사실이라면 세월호 인양은 초기단계에서 여전히 삐걱대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800일. 우리 모두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해답은 하나, 조속히 선체를 인양하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알리는 것, 그리고 국가가 그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것일 거다.

[천국에 있는 것 같은… 기가 막혀요. 진짜…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어떻게… 보면 억장이 무너지고 진짜 기가 막혀요. 웬만한 애들이면 다 구명조끼 입었으면 다 이쪽으로 올 거 같은데… 세상에 줄 하나만 쫙… 줄 하나만 쫙 연결하면 그거 하나만. 그래서 여기를 와봐야 된다는 거야. 다 같이 와봐야 된다고… 세상에… 가장 느껴지는 게 지금도 느껴지는 게 애들이 얼마나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고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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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평범했던 이들 부부를 산기슭으로 향하게 했을까요.

지난해부터 세월호 인양은 계속 늦춰지고 있습니다.

그 어떤 정치적 고려도, 유불리 계산도 없이 인양작업이 진행되기를 그들은 바라고 있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의 제목은 < 세월호 800일 현장을 기록하다 >로 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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