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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청와대 회동…'카타르시스 커뮤니케이션'

입력 2015-03-1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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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오늘(17일) 앵커브리핑이 고른 말은 '카타르시스 커뮤니케이션' 조금 생소한 단어일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났습니다. 3자 회동 형식을 빌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대선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 자리였습니다.

대통령이 신년회견에서 말한 것처럼 전화도 있고 이메일도 있고 원한다면 언제라도 소통 가능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만남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아마도 그 이유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났을 때 전해지는 진심과 공감, 이런 것들이 더 큰 힘을 가진다는 믿음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만남의 명칭을 정하는 것에서부터 여야는 결을 달리했습니다.

청와대는 간담회, 야당은 영수회담이라고 서로 엇나갔습니다.

간담회는 대화에 구속이 없는… 좀 더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말할 테고, 야당으로서는 모처럼 만에 주어진 대통령과의 자리를 그렇게 보내고 싶진 않았겠지요.

그렇다면 영수회담은 뭘까요?

한자로 영은 옷깃, 수는 소매를 말합니다. 옷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으로 다른 뜻으로는 우두머리를 뜻한다고 합니다. 사실 요즘은 권위적이라 해서 잘 쓰진 않습니다.

간담회든 영수회담이든 명칭부터 서로 엇나간 걸 보면 결론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현미 야당 대표비서실장이 모임이 시작되기 전 이미 말한 대로 '각자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자리' 이렇게 됐다는 얘기입니다.

연극으로 따진다면 방백. 즉 무대 위엔 올랐지만 상대와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객석을 향해 그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독백도 아닌 방백이란 겁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이런 정치인들의 방백은 결코 낯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당연한 듯이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카타르시스 커뮤니케이션"

제시해드리는 이 단어와 함께 오늘 앵커브리핑의 결론으로 들어가 봅니다.

우리 정치인들의 커뮤니케이션이란 것이 정말 진심으로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있어왔던 것인가. 그게 아니라 단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고 지지를 더 결집시키기 위한 방편으로만 사용돼 왔던 것은 아닌가, 그래서 우리 정치인들의 소통은 앞에 있는 상대가 아닌 자신의 뒤에 있는 지지자들만 향한 역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니었던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대표회담이란 것이 갖는 정치적 함의는 반대자들을 향한 설득이 아닌, 단지 지지자들의 카타르시스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의 정치를 너무 강퍅하게만 들여다보는 걸까요?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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