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만 원짜리 물건을 만배를 부풀린 2억 원에 수출했다고 서류를 조작해서 은행에서 천 500억 원을 대출받아 빼돌린 업체 대표가 구속됐습니다. 은행들은 현장 실사도 없이 서류만으로 돈을 빌려줬습니다.
이윤석 기자입니다.
[기자]
세관 단속반이 한 업체 사무실에 들어갑니다.
TV 케이스를 만들 때 쓰는 플라스틱 틀이 보입니다.
이 업체는 원가가 2만 원에 불과한 이 틀을, 무려 2억 원에 수출하는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습니다.
[업체 관계자 : 정상적인 가격으로 신고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속된 회사 대표 조모 씨는 2010년부터 지난 3월까지 300여 차례나 수출채권을 위조했습니다.
국내 대형 은행 5곳은 이를 믿고 1500여억 원을 빌려줬습니다.
조 씨는 빼돌린 돈으로 호화 생활을 즐겼습니다.
[한성일 국장/서울본부세관 조사국 : 65억 원 상당의 명품시계, 명품백, 금괴 등을 구입해 사용했습니다.]
은행들은 약 350억 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현장 실사도 없이 많은 돈을 빌려준 한 은행은 오히려 관세청을 탓합니다.
[은행 관계자 : 관세청을 통해 통과를 했느냐, 그런 걸 보는 거거든요 은행은. 저희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관세청 관계자 : 돈을 빌려준 사람이 책임을 지고 빌려줘야지. 우리가 돈을 빌려줬나요. 겁도 없이 자기들이 돈을 빌려주면서.]
관세청은 비슷한 혐의가 있는 6개 업체에 대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