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학가를 돌면서 억대의 금품을 훔친 취업준비생이 붙잡혔습니다. 언제 어디서 뭘 훔쳐서 어떻게 보관했는지를 너무나 꼼꼼하게 기록해놔서 경찰의 수고를 덜어줬다고 합니다.
부산총국 구석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자전거가 빼곡합니다.
값비싼 노트북과 신발, 전공서적도 수북합니다.
취업준비생 29살 정 모 씨는 2011년 2월부터 최근까지 진주지역 3개 대학의 기숙사와 도서관 등에서 1억 5천만 원어치의 금품을 훔쳤습니다.
[정찬효/대학 후배 : 피해가 너무 많아서 주위 친구들끼리 서로 의심하는 지경까지 됐고….]
정 씨의 노트북과 스마트폰에서는 1만 건이 넘는 범행기록이 발견됐습니다.
대학별 강의 시간표는 물론 훔친 일시와 장소, 품목별 사진, 보관장소 등이 적혀 있습니다.
[정모씨/피의자 : 나중에 (장물) 위치를 기억하려고 적어놨습니다.]
장물은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교묘하게 처분했습니다.
정 씨는 훔친 자전거 여러 대를 분해한 뒤 서로 부품을 바꿔 다시 조립해 인터넷 사이트에 사진과 함께 매물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매매를 시도하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송재용/진주경찰서 형사2계장 : 귀금속, 명품을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는데 돈을 썼고 주식투자를 해 모두 소비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정 씨를 구속하고 추가 범행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