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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 "동결 자산 해결해야"…선박 나포엔 "개입 못 해"

입력 2021-01-12 07:51 수정 2021-01-12 10:15

'선원 억류' 입장차 확인…협상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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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억류' 입장차 확인…협상 장기화 우려


[앵커]

지난 4일 페르시아만에서 나포된 한국케미호와 선원 20명이 1주일 넘게 이란 항구에 억류돼 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우리 정부는 외교부 차관을 비롯한 대표단이 이란 현지를 찾아 조기 석방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이란 정부는 요지부동,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의 제재로 한국 내에 동결된 이란산 석유 수출대금 70억 달러의 문제 해결만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나포된 한국 선박의 문제에는 이란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우리 정부의 우선순위는 선원 문제고 이란은 동결 자금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서 예상대로 협상이 지금 순탄치가 않습니다.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끄는 우리 대표단은 현지시간 11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만났습니다.

대표단은 선박 나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란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자리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란 정부가 사법 절차에 개입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한국 선박은 걸프 해역의 환경오염 때문에 나포된 것"이라며 "사법적 규제의 틀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제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선박 나포 문제를 이란 정부가 해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

대신 한국에 있는 이란의 동결 자산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제재로 이란산 석유 수출대금 70억 달러가 국내 은행에 묶여있습니다.

자리프 장관은 "양국 관계의 우선순위는 한국에 동결된 금융 자산에 이란이 접근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문제가 두 나라의 관계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도 했습니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헴마티 총재는 한국이 이란의 자산을 동결한 것이 "큰 실수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나라와의 차이도 강조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선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자산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미 시작한 법적 절차를 계속 밟아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선박의 나포가 이란 사법 절차에 달린 문제라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한국케미호와 선원들의 억류는 장기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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