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처럼 남북 관계가 악화되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것입니다. 김 장관은 분위기를 쇄신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자신의 책무라며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도 말했습니다.
류정화 기자입니다.
[기자]
예고없이 기자실을 찾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지 하루 만입니다.
[김연철/통일부 장관 : 지금 상황에서는 분위기를 쇄신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저에게 주어진 책무가 아닌가…]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도 했습니다.
학자 시절 대표적인 햇볕론자로 통했던 김 장관은 지난 해 2월 북·미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고 두 달 뒤 취임했습니다.
북·미관계가 멈춰선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해보라는 사명을 안고 출발했지만, 현실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습니다.
북한 개별관광 등 독자적인 남북 협력도 추진해보려 했지만, 북한이 호응해주지 않으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또 최근 대북전단 살포 등도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때문에 청와대 일각에서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다만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청와대와 국정원이 쥐고 있고 안보실과 외교부가 한미동맹을 우선하는 상황에선 김 장관에게 운신의 폭이 좁았다는 동정론도 나옵니다.
결국 재임 중 남북 장관급회담 한 번 해보지 못하고 1년 2개월 만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