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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술보호법은 삼성보호법"…직업병 피해자 강력 반발

입력 2020-01-06 21:35 수정 2020-01-06 23:14

일 수출규제 당시 통과된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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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수출규제 당시 통과된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


[앵커]

지난해 7월, 일본은 한국을 겨냥해 반도체 부품의 수출을 제재했습니다. 이때 국회의원 단 한 명의 반대도 없이 통과된 법이 있습니다. 국가의 핵심 기술을 보호하겠다며 개정한 산업 기술 보호법입니다. 다음 달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이 이 법을 놓고 '삼성 보호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헌법 소원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영희 기자입니다.

[기자]

[김시녀/한혜경 씨 어머니 : 아랫배 힘 줘야지. 배 자꾸 앞으로 나가잖아. 다리는 왜 자꾸…]

삼성 LCD 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에 걸린 한혜경 씨는 지난해 5월, 직업병을 인정받았습니다.

[한혜경/삼성 직업병 피해자 : 좋았는데 눈물이 나왔어요. 그리고 너무 좋아서 웃었어요.]

산업재해를 인정받기까지는 10년이 걸렸습니다.

일하던 환경을 제대로 입증하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김시녀/한혜경 씨 어머니 : 삼성에서 여태까지 자기네 영업 비밀이라고 자료 하나 안 줬었어요]

반도체 노동자 인권단체, 반올림에 접수된 삼성 직업병 산재신청은 지난달까지 117건입니다.

하지만 정작 공단이나 법원에서 산재로 인정받은 사람은 48명으로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임자운/반올림 활동가 (변호사) : 산재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결국 업무 중 어떤 유해요인에 얼마나 노출되었는지를 입증해야 되는데 그에 대한 직접증거로서 작업환경보고서가 거의 유일한 자료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8월 개정된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삼성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보고서를 외부에 공개해선 안 됩니다.

이 법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을 원칙적으로 공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해당 보고서를 공익을 위해 사용해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조승규/반올림 활동가 (노무사) : (자료를) 다른 사람 산재를 도와준다든가 공익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데 쓴다면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문제적인 법입니다.]

지난 2018년 2월 대전고등법원은 삼성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숨진 지 11년 만이었습니다.

공개가 결정되자, 삼성은 이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됐는지 판정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2018년 7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작업환경보고서 공개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반도체 공정 위치가 드러나고, 공정 노하우가 유출될 수 있다"는 삼성의 주장을 받아들인 겁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은, 이 결정을 취소해달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후 국회에서는 국가핵심기술 공개를 금지하자는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김시녀/한혜경 씨 어머니 : 저희들이 10년 넘게 쌓아온 게 물거품이 된다라는 게 너무 울분이 터지더라고요.]

내일(7일) 반올림 등 시민단체들은 '산업기술보호법 개악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시민단체들은 이 법시행시점인 2월 21일에 맞춰 헌법소원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김승희·박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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