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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다크투어] ⑤ 백 명의 조상, 하나의 자손

입력 2018-04-06 14:36 수정 2018-04-06 14:40

제주 대정읍 섯알오름·백조일손지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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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대정읍 섯알오름·백조일손지묘


1950년 8월 20일 새벽 트럭이 섯알오름 가는 길을 지냈습니다. 200명에 가까운 예비검속자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죽음을 예감한 사람들은 고무신 등 소지품을 떨어트려 유품이라도 남기고자 했지만, 군인들은 이를 한 데 모아 태웠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이후 정부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예비검속을 실시했고, 사람들을 가뒀습니다. 이날 섯알오름에 끌려간 예비검속자들은 총살됐습니다.

섯알오름에는 예비검속자들의 시신이 방치된 구덩이 두 개가 남아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물이 차 있어 방치되는 동안 시신들이 심하게 부패했습니다. 6년이 지나서야 군사정권의 허가를 얻어 수습할 때 구별이 어려워 시신을 온전히 맞출 수 없었습니다.

겨우 뼈대를 맞춘 시신들은 백조일손지묘('백 할아버지, 한 자손'이라는 뜻)에 안장돼 있습니다. 132개의 작은 봉분 앞에는 묘비가 따로 없습니다.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손들은 한 날 한 시에 모여 제사를 함께 드리고 있습니다.

 

기획감춰진 역사|제주 4·3

좌우의 대립 가운데 '레드 아일랜드'로 몰린 제주에서는 7년 7개월 간 3만 명이 희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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