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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검찰 인사 '기수·전공 파괴'…개혁과제 정조준

입력 2017-08-10 19:34 수정 2017-08-1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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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조가 공개한 소위 MBC판 블랙리스트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내부에서는 제작 거부가 확산되고 있고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연일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검찰의 중간간부 인사도 오늘(10일) 단행이 됐는데요. 오늘 최종혁 반장 발제에서는 MBC 블랙리스트 추정 문건 파문과 검찰 인사의 의미를 함께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 PD 수첩 >. 1990년 시작돼 소위 MBC 하면 떠오르는 대표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벌써 3주째 결방입니다. 왜 그런가 봤더니 방송을 만들어야 할 PD들이 회사 지지가 불합리하다며 제작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PD들이 밝힌 보도통제 사례를 보면요. < MBC 스페셜 >이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를 다루려고 하자 "박 변호사의 이력이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며 아이템을 '킬'했다고 합니다. 촛불 집회 아이템은 킬 됐고요. 탄핵 다큐는 방송 직전 전파를 타지 못 했습니다. 그리고 제작 중이던 6월 항쟁 특집 다큐는 제작을 중단 시켰다고 합니다.

또 간부들이 '요주의 인물'로 판단한 흔적도 있습니다. < MBC 스페셜 > 제작 당시 표창원 인터뷰를 쓸 거면 미리 보고를 하라고 지시하거나 < 출발 비디오 여행 > 에서 영화 '변호인'과 배우 송강호를 다루자 대본을 제출하라 이렇게 요구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제작 중단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지난 달 시사제작국 소속 기자와 PD 32명을 시작으로 콘텐츠제작국 소속 PD 30명이 합류했습니다. 그리고 촬영 기자 50명도 동참하는 등 100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보도국 취재기자들도 오늘 총회를 열고 제작거부 결의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김연국/전국언론노조 MBC위원장 (지난 8일) : 파업 이후 MBC에서는 수많은 기자, PD, 아나운서들이 대기발령, 강제교육, 징계, 해고, 유배로 자리에서 쫓겨났습니다. 우리는 지난 5년간 상상을 초월하는 감시와 모욕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MBC 측은 이 문건이 "특정인이 작성한 문건"이라고 했는데요. "직장 질서를 문란시킨 중대한 행위"라며 회사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결과에 따라 엄중하게 조처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한 아나운서는 MBC를 떠난다며 SNS에 글을 남겼습니다. 먼저 회사를 떠난 이 아나운서 배우자의 일화도 마냥 웃고 넘기기에는 씁쓸한 현실입니다.

[오상진/방송인 (JTBC '차이나는 클라스' 1회 / 3월 5일) : (오상진이 생각하는 JTBC란?) JTBC는 저의 고향 같은…(고향은 MBC 아닙니까?)]

때마침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공영방송의 몰락 과정을 담은 영화 '공범자' 들이 오늘 17일 개봉하는데요. MBC 전·현 경영진은 "영화 내용 상당 부분이 허위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상영 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어제 열린 시사회에는 엄기영 전 MBC 사장 등 전직 기자와 아나운서 MBC 출신 박영선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특히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방송 정상화를 위한 현실 파악 차원에서 찾았다"며 함께 이 영화를 관람했는데요. 영화를 본 뒤에는 "언론의 현실이 참담하다는 걸 느꼈다"는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청문회장에서의 약속입니다.

[신경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19일) : 이 영화가 제가 말씀드렸던 지난 9년을 압축적으로 보여 줍니다. 다들 관람을 하시기를 희망하고요.]

[이효성/방송통신위원장 (지난달 19일) : (방송통신위원장이 되신다면 어떤 방송통신위원장이 되고 싶으십니까?) 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그런 방송통신위원장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공영방송 정상화 주문과 이 위원장의 행보 또 노조의 블랙리스트 공개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강효상/자유한국당 대변인 (어제) : 청와대가 MBC를 흔들기 위한 치밀한 사전 각본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청와대가 기획하고, 언론노조가 행동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니까 정부여당이 방송을 장악하려 하는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민주당은 전혀 그럴 생각도,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말 방송을 장악하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지금 MBC 방송 장악해서 정부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방송사 로고 들고 국민들 앞에 나서지도 못하는 공영방송 장악해서 정권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이어서 검찰로 넘어가겠습니다. 오프닝에서도 다뤘지만 중간간부 인사가 오늘 이뤄졌는데요. 요약하자면 "기수파괴" "전공파괴"입니다.

서울중앙지검의 특별수사를 지휘하게 될 3차장에는 전임보다 5기수나 아래인 27기 한동훈 검사가 파격적으로 발탁됐습니다. 이름이 낯이 익으실텐데요. 특검에 파견돼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중앙지검 특수 1~4부장 4명 중 3명이 특검 출신이기도 합니다. 향후 청와대 캐비닛 문건 국정농단 재수사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또 2차장에는 대표적인 특수동 박찬호 검사가 임명이 됐습니다. 선거·노동·대공 등 공안사건을 담당하는 자리에 특수통이 임명돼 파격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에 대한 추가 수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맞춰 윤석열 지검장과 함께 댓글사건을 수사하고 또 원세훈 전 원장의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있던 검사들도 복귀했습니다.

이밖에도 법무부에서는 탈검찰화 방침에 따라 검사가 독점해오던 7개 실국장 중 단 3자리만 검사를 임명했습니다. 아울러 "공공부문 여성 진출 확대" 기조에 따라 여검사 10명도 발탁했다고 합니다.

오늘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기수·전공 파괴 개혁과제 정조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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