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1990년 이후 84건의 기름유출 사고가 있었다는 미 국방부 자료가 공개됐습니다. 5건 밖에 없었다는 우리 정부 자료와는 차이가 매우 크지요. 일부는 사고로 유출된 기름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그냥 하수구에 버렸습니다.
먼저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용산 미군기지 옆 지하수 관정입니다.
기다란 물통을 넣어 지하수 상태를 확인해봤습니다.
지하 13m 아래서 끌어올린 지하수입니다.
보시다시피 투명한 물 위로 노란색 기름띠가 형성돼 있습니다.
지난 2001년 발견된 미군 기름 유출 사고 여파가 지금도 이어지는 겁니다.
미국 국방부가 밝힌 용산 기지 내 기름유출은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총 84건이고 1톤 이상 유출된 경우도 20건에 달합니다.
유출지점은 특정 지역에 몰려있지 않고 기지 내 전지역에서 디젤과 휘발유 항공유 등 다양한 기름이 유출됐습니다.
[윤상훈/녹색연합 사무처장 : 기지 안에서 어떤 사고가 어떤 절차에 따라 정화가 됐고 사후 조치가 됐는지 여부를 한국정부를 포함해 지자체 등 아무도 모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1997년 10월에는 무려 28톤의 디젤이 유출됐고 2002년에는 13톤의 항공유가 새나왔지만 별도 조치 없이 하수도로 흘려보냈습니다.
그래도 달리 손 쓸 방도가 없습니다.
[권정호 변호사/민변 : 소파에 도입된 환경조항에 미군이 한국의 환경법령을 '준수한다'가 아니라 '존중한다'고만 돼 있어서 강제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습니다.]
올해 말 용산 미군기지가 반환되고 나면 철저한 환경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