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가 더욱 빠르게 바뀔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카드사, 보험사 등 금융사들이 이들의 소비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나성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4일 '국내 1인 가구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대응'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의 수는 약 520만으로 전체 일반가구의 약 27.2%의 비중을 차지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2010년 조사 결과인 1인 가구수 414만보다 약 100만 가구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약 79만 가구가 증가하는 데 그친 2인 가구수를 처음으로 앞질러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가구형태가 됐다.
특히 보고서는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으나 모든 금융회사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금융사들은 1인 가구 고객을 위한 보다 폭넓은 금융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전체 가구의 46% 수준인 155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득 대비 소비지출의 비중은 1인 가구가 2.5%포인트 더 높다. 1인 가구는 주거비와 보건의료비, 식료품 구입비 등에서 전체 가구 평균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1인 가구는 저축 여력도 적을 뿐 아니라, 스스로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걱정과 미래 노후생활자금 준비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비싼 보험료를 지불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실정이다.
현재 카드사들은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 특정 업종에 할인율을 크게 제공하는 카드상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싱글 남성의 생활비 절약에 초점을 맞춰 전기요금, 가스요금, 통신비 등 공과금 자동이체 할인 카드나 1인 가구가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모바일쇼핑몰과 편의점 할인 등에 특화된 카드 등이 다수 카드사에서 출시된 것이 대표적이다.
보험시장 역시 '가족사랑'에 무게를 둔 종신보험에서 저렴한 실손 의료보험과 연금보험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또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여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보험 상품, 또 유병장수하는 노령인구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보험상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전문직 고소득 종사자 및 우량 기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보증 신용대출에 집중해 온 은행권도 저소득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고서는 1인 가구 급증 이후 편의점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평균 신용카드 이용금액 기준 편의점 업종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해 전체 평균 증가율(8.4%)을 크게 웃돌았다.
홈쇼핑 및 인터넷판매 업종은 지난해보다 20.8% 성장해 쇼핑 업종에서 두 번째로 크게 성장한 반면, 백화점과 할인점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각각 2.6%, 2.0%에 그쳤다.
보고서는 "올 초 편의점들이 각자 취급하고 있는 품목들의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소비된 품목이 도시락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1인 가구의 급증이 소비패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으로, 이러한 트렌드를 읽은 편의점이 양질의 도시락을 저렴하게 판매했기에 (성장이)가능했다"고 풀이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1인 가구가 가장 큰 고객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어 빠르게 변하는 고객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