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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하루 평균 11명…불꺼진 '무한상상실'

입력 2016-09-27 21:30 수정 2016-09-2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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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시행된 사업 가운데 하나가, '무한상상실'을 만드는 겁니다. 여러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해주는 공간을 전국에 만들겠단 계획이었는데, 시행 2년 반 만에 유명무실해졌습니다. 결국 정부도, 사업 확장계획을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금천구에 위치한 무한상상스페이스입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20명으로 서울시내에선 이용률이 가장 높은 곳입니다.

목재공방이 마련돼 있습니다. 자신이 가져온 목재를 가지고 이곳에서 수업을 듣거나 직접 작업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제일 안쪽에는 레이저쿼터실과 같은 중장비도 마련돼 있습니다.

무한상상실은 이곳 뿐만 아니라 위층에도 마련돼 있다고 하는데, 제가 올라가 보겠습니다.

제일 안쪽에 마련된 시제품 제작실인데요. 자신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이곳에서 시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안쪽에 들어와보니 한쪽에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자신이 만든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용객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습니다.

[장인국/무한상상스페이스 이용객 : 3D 프린터를 배워보러 왔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으니까 좋고요.]

하지만 그나마 붐빈다는 이곳도 창업을 도와 창조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당초 무한상상실의 취지에는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박인숙/무한상상스페이스 이용객 : 거의 취미활동으로 하는 것 같아요. 제품화하려면 전문적인 공방에서 전문적으로 배워야 할 것 같아요. 한참 많이…]

이번에는 1일 평균 방문객이 1.3명으로 서울 시내 무한상상실 가운데서는 이용률이 가장 저조한 곳으로 찾아와봤습니다.

강서 평생학습관에서 운영하는 곳인데요. 안쪽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사무실이 있는 5층으로 올라와 봤습니다. 이곳에는 무한상상실 현판이 있는 곳은 따로 없지만, 이처럼 무한상상 강의실이 마련돼 있습니다. 지금은 강의를 하지 않아서 불이 꺼져 있습니다.

강서구는 소규모로 무한상상실을 운영합니다.

전국 무한상상실 가운데 이처럼 소규모인 곳은 36곳.

대부분 체험학습 중심 수업 수업으로 이뤄집니다.

그러다보니 수업이 없는 대다수 시간에는 폐쇄돼 있어 이용객은 적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강서구청 관계자 : (수강신청) 인원만 수업하고 내보내고 문 잠그고…기계를 사놓고 또 예산이 중단돼 버릴까 봐 사업을 막 벌리기도 애매한 게 있어요.]

역시 취미활동을 위한 성인이나 가외공부를 위해 찾는 학생들이 주된 이용객입니다.

경기도 부천의 한국만화영상진흥원처럼 주 1회만 무한상상실로 이용되는 곳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운영을 포기하거나 탈락하는 무한상상실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발명진흥회에서 운영했던 무한상상실로 찾아와봤습니다. 안쪽에 보시면 무한상상실 안내판이 있는데요.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운영이 중단돼 더이상 무한상상실로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이곳 무한상상실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1.4명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56곳의 무한상상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2014년부터 증가세를 보였지만 그래도 올 상반기 기준으로 하루 평균 12명이 안 됩니다.

이런 저조한 실적 때문에, 당초 전국 227개 시군구당 1곳 이상씩의 무한상상실을 설치하겠다던 정부는 더 이상 사업을 확대하지 않기로 방침을 바꿨습니다.

또 평가를 실시해 부실하게 운영되는 무한상상실에 대해선 지원을 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도입 2년 반 동안 무한상상실에 투입된 정부 예산은 이미 86억원에 달합니다.

2013년도 말 정부가 내놓은 무한상상실 운영 매뉴얼입니다. 매뉴얼 안에는 특허출원과 창업 등을 통해서 무한상상실의 성과를 낸다는 청사진이 그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강의만 하고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정부의 역점사업이라면 무작정 그 수를 늘리기보다는 내실화를 기해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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