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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국인은 숨 쉬듯이 거짓말"…정말 그럴까?

입력 2016-06-1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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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제(14일) 한 일본 경제 잡지에 나온 한국 관련 기사가 크게 논란이 됐습니다. 화면 먼저 보시죠.

"한국인은 숨 쉬듯이 거짓말을 한다"
"한국에서 위증죄로 기소된 사람 수는 일본의 66배, 인구 대비로는 165배"
"한국은 세계 제일의 사기 대국이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사기 범죄가 엄청나게 많이 일어나고, 세계 제일의 사기 대국이라는 비판인데요, 사실 이런 기사를 일본은 왜 자꾸 쓰는지도 궁금합니다. 또 기사 내용이 사실인지 오늘 팩트체크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이 기사가 일본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고요?

[기자]

예, 경제월간지인 '비즈니스저널'이 그제 쓴 기사인데, 보도 이후 일본 내 인터넷이나 SNS에서 화제가 됐고,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이 기사를 소개하면서 "한국이 부패대국이다" "한국 국민의 거짓말 수준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며 퍼져 나갔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이 기사 보고 '화는 나지만 사실이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이 내용을 소개한 한국 기사에도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요.

"분석 내용만 보면 반박하기 힘들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댓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과연 한국이 그 정도일까, 수치를 통해 확인해봤습니다.

2013년 기준으로 양국 경찰, 검찰 통계상 한국의 사기 범죄 발생 건수는 한국이 27만 4000건이었고 일본은 3만 8000건… 분명히 차이는 있지만 몇십 배까지는 아니고 7배 정도 더 많은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감안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전문가 이야기로 들어보시죠.

[이동희 교수/경찰대 : 한국은 사기라는 게 고소사건이 많습니다. 돈 빌려주고 사기다, 이러고 고소하는 게 제일 많거든요. 그런데 실제 죄가 되는지 수사해보면 검찰에서 기소까지 가는 비율은 20%가 채 안 됩니다. (일본은) 법적으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고소제도가 있지만, 실무에서 일본은 (고소장을) 잘 받아주지 않습니다. 증거가 충분히 기소될 정도로 입증이 되어서 들고 오지 않으면 조사를 더 진행하지 않고…]

[앵커]

그러니까 한마디로 양국의 사법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저 정도의 숫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아까 제가 발생 건수라고 강조를 했었죠? 그러니까 '내가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건수를 말하는 건데….

실제 한국에선 사기같은 사건을 민사보다 형사로 처리하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한 해 평균 고소고발 건수를 보면, 일본이 인구 만명당 1건이 조금 넘는 수준인데, 보시는 것처럼 한국은 80건이나 됩니다.

아까 한해 국내 사기범죄 발생건수가 27만 건 정도라고 말씀드렸죠?

이 중 실제 검찰이 증거를 잡아내 기소를 하는 경우는 20~30% 정도이고, 또 이 중에 일부만 유죄가 됩니다.

그렇기때문에 최종적으로 사기로 판명나는 건수는 6만 건 이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곤 볼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인데, "이처럼 각국의 문화가 너무 다르고 통계내는 방식도 달라서 유엔의 국제 범죄 통계 조차에서도 살인을 제외하면 나머지 범죄 수치는 나라끼리 수평 비교하는 게 사실상 의미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앵커]

결국에는 일본으로부터 '세계 최고의 사기대국'이라고 비난 받을 만큼은 아니라는 이야기인데, 그런데 사실 수치만 놓고 보면 일본보다 한국에서 사기 사건이 많은 건 맞는 얘기인거죠?

[기자]

그렇긴 합니다. 특히 기사 중에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한국에서 최근 사기 범죄가 부쩍 증가하고 있다고도 했는데 이것 역시 분명한 사실입니다.

또 "한국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학력 사회인데, 지나친 경쟁과 비교가 젊은이들을 자살로 내몰고 있다" "한국은 결과 지상주의인 사회라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결과만 중요하게 여긴다"는 등 귀 기울여 들을만한 대목도 있었습니다.

[앵커]

사실 그 정도 분석에 그쳤으면 충분할 텐데 '숨쉬는 것처럼 거짓말을 한다''세계 제일의 사기대국이다' 이런 신랄한 평가까지 한 건 의도가 있는 거겠죠?

[기자]

보통 일본에서 주간지가 한국 비난하는 특집기사를 실으면 5만~10만부가 더 팔리고, 혐한 서적은 기본 20만 권 이상이 팔린다고 합니다.

이번 기사도 전형적인 '혐한 비즈니스'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기사 말미에 "한국은 스스로 평가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일본만 맹비난하는데, 이런 행동이 오히려 스스로를 깎아 내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서 한국과 일본, 명사만 바꾸면 왜 이런 기사가 자꾸 나오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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