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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둑 잘려나간 산비탈…참혹한 구마모토 피해 현장

입력 2016-04-18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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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6월 개봉한 '샌 안드레아스'. 불의 고리에서 발생한 강진을 다룬 영화입니다. 그런데, 불과 72시간도 안 돼 전세계 곳곳에서 이런 영화같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14일과 16일 일본 구마모토 강진을 시작으로, 31시간 뒤엔 일본에서 1만 5000㎞ 떨어진 남미 에콰도르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그리고 7시간 뒤엔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와 피지까지… 태평양을 원모양으로 아우르는 '불의 고리'에서 단층이 요동친 겁니다. 물론, 이들 사이에 분명한 연관이 있다고 단정하긴 이릅니다. 하지만 부쩍 잦아지는 지진을 두고 '초대형 지진의 전조가 아니냐' 하는 우려 또한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지진 발생 닷새째인 일본에서는 500여 차례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이런 공포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참혹한 현장을 JTBC 취재팀이 찾아가봤습니다.

이정헌 특파원입니다.

[기자]

16일 2차 강진으로 대형 산사태가 발생한 구마모토현 미나미아소무라입니다.

도로 곳곳이 끊기고 토사에 파묻혀 현장 접근이 쉽지 않았는데요.

뒤집히고 부서진 차들이 이렇게 길목을 막고 있습니다. 집들도 심하게 파손됐습니다.

우회도로를 돌고 돌아서 평소 1시간 거리를 3시간 만에 도착했는데요. 피해 지역에는 이른 아침부터 비까지 다시 내렸습니다.

첫 지진 이후 만 나흘 동안 규모 3.5 이상의 여진만 180차례를 넘었습니다.

추가 지진의 공포 때문에 주민들은 모두 마을을 떠났습니다.

미나미아소무라에서 구마모토시와 오이타시로 연결되는 아소대교입니다.

길이 200m의 다리가 완전히 무너져 내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싹둑 잘려나간 산비탈은 추가 붕괴가 우려될 정도로 위태롭습니다.

다리 상판은 절벽에 걸려있고 100m 아래에선 거센 물살이 흐릅니다.

아소대교 바로 옆 도카이대학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친구를 잃은 신입생은 짐을 챙겨 집으로 향했습니다.

[오치아이 유키히로/학생 : 지진을 탓할 수도 없고 장래에 할일이 많았을테고 친하게 지냈을지 모르는데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실종자 수색작업은 더디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중장비도 오늘 아침 처음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매몰 지역이 너무 넓어 작업은 쉽지 않습니다.

[자위대 : 수색이 장기화되면 대원들의 피로도 쌓이겠지만 행방불명자가 있기 때문에 모두 힘을 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20만 명 가까이 대피 생활을 하면서 노로바이러스 감염자가 보고되는 등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두 차례 강진 이후 단층이 2m 가까이 이동했고, 지진활동이 양방향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추가 강진과 인근 아소산의 화산활동을 자극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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