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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풀영상] 신승훈 "9년 만에 앨범…비워내는 시간 필요했다"

입력 2015-10-29 22:28 수정 2016-03-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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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가운 손님을 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뉴스를 보면 좀 골치 아픈 일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 시간이 늘 그렇게 기다려지곤 합니다. 제가 지난 월요일 이 자리에서 신해철 씨의 부인 윤원희 씨와 함께 신해철 씨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오늘(29일)은 신해철 씨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우리 가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그리고 지금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가수 한 분을 모셨습니다.

바로 신승훈 씨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신승훈/가수 :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신승훈입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신승훈/가수 : 네, 오래간만에 뵙겠습니다.]

[앵커]

저는 예전에 잠깐 스치면서 뵌 적이 있죠?

[신승훈/가수 : 네, M본부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제가 인사드렸습니다. 그걸 아직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거 한 20년 전 된 일 같은데요. (그렇죠) 아, 그걸 기억해 주시는군요. (네) 고맙습니다. 제가 조금 아까 신해철 씨 말씀을 드렸지만 동갑이시더군요.

[신승훈/가수 : 네.]

[앵커]

1968년생.

[신승훈/가수 : 네, 그런데 지금 터울이 좀 있어서 제가 동생이고. 동생이기는 하지만 족보상 저희 아버님이 철자를 쓰시기 때문에 제가 해철아 그러면 저희 아버님이 옆에서 너 아저씨뻘에게 왜 해철아 그러느냐고 해서.]

[앵커]

그렇습니까?

[신승훈/가수 : 딱 아버님, 아저씨뻘입니다.]

[앵커]

그러세요? 띠는 같으시던데. (네) 아무튼. 저하고는 띠동갑이십니다. (그러십니까?) 네, 아무튼. 얘기가 좀 시작부터 이상하게 가고 있습니다.

[신승훈/가수 : 아니요, 재미있습니다.]

[앵커]

죄송하지만 이제 지천명을 앞두고 계시더군요, 좌우지간.

[신승훈/가수 :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래서 이 질문부터 드리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노래를 더 잘하게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신승훈/가수 : 그전에 있었던 객기들이 사라지고 젊었을 때 치기 어린, 뭔가 좀 슬픈 음악을 더 슬프게 해야지 사람이 울릴 수 있다라는 그런 객기들이 점점 담백해지기 시작하면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잘한다가 아니라 잘 부를 수 있는 성격들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굳이 슬프게 부르지 않아도 담백하게 불러도 슬픔을 줄 수 있는, 그다음에 또 빠른 노래라고 하더라도 춤을 추지 않아도 그들이 신나게 대중들이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은 많이 노하우가 쌓여지는 것 같아요.]

[앵커]

뭔지 조금 알 것 같기는 합니다.

[신승훈/가수 : 네.]

[앵커]

제가 과거에 이글스라는 그룹 있지 않습니까? 지금도 활동합니다만. 그중의 한 멤버가 인터뷰를 하는데 다른 멤버 얘기를 하면서 저 친구는 나이가 들수록. 그 사람들 이제 환갑도 넘었는데요.

[신승훈/가수 : 그렇죠. 얼마 전에 공연 왔을 때도 저 갔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그거 얼마 전 아닙니다. 한 3년 됐는데.

[신승훈/가수 : 저는 시간 개념이 좀 약간…]

[앵커]

비슷해집니다.

[신승훈/가수 : 경기장에서 했던 공연이죠.]

[앵커]

좀 사실 나이가 들수록 오래전 일도 엊그제처럼 느껴질 때가.

[신승훈/가수 : 저는 지금 1년밖에 안 됐다고 생각하는데 3년이나 됐군요, 그게.]

[앵커]

죄송합니다. 아무튼 더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이 보고 계실 텐데.

[신승훈/가수 : 죄송합니다.]

[앵커]

그 멤버가 다른 멤버 얘기를 하면서 저 친구는 시간이 갈수록 연주 실력도 더 늘어나는 것 같고, 환갑이 넘은 사람들끼리. 노래도 잘하는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듣고 아, 저 사람들이 더 잘할 게 있었나? 원래 잘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신승훈 씨를 만나고 나니까 그 인터뷰가 생각이 나서요. 더 잘할 게 과연 있는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승훈/가수 : 이제 점점 빼야 될 것 같아요. 갖고 있는 것 중에서 좀 뭔가 더 욕심이나 이런 것들을 더 빼야지 대중 여러분이 더 좋아하시고. 그리고 또 신인의 열정을 쫓아갈 수는 없거든요. 이제 중견의 그 노련미라는 게 무기가 돼야 되기 때문에.]

[앵커]

그런데 사실은 중견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신승훈/가수 : 그렇습니까? 25년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말 20년 전 엘리베이터 안에서 잠깐 뵀을 때 하고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렇게 큰 변화가 있으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승훈/가수 : 그 당시가 제가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인데. 제가 데뷔할 때 그렇게 동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아니, 그래서 저는 늘 어떤 사랑을 노래하고, 그게 발라드죠. 그래서 그것이 어떤 신승훈 씨의 어떤 감성 그런 것을 쭉 지켜온 동력이 아니었던가.

[신승훈/가수 : 그런 것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가사를 써야 되고 그런 곡을 써야 되기 때문에 그러함을 좀 지켜줘야 되거든요. 너무 현실을 많이 알아버리면 어떤 이별의 가사나 사랑의 가사 쓸 때 유치함으로 이게 느껴지게 되면 그때부터는 큰일 나기 때문에. 그래서 얼마 전에 여기 출연했던 이승환 씨도 철들지 말자. 그게 우리 가수들 특히 뮤지션들끼리 하는 얘기거든요. 구정이나 설날 때. 우리 철들지 말자. 철들면 이제 곡을 못 쓰게 된다, 그런 생각을 아직도 서로 갖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 오늘 이른바 기획사 분들도, 레코드사 분들도, 레코드사라고 요새 안 부르나요? 아무튼 뭐라고 부릅니까? (기획사) 같이 오셨습니까? (네, 같이 왔습니다) 같이 오신 분들이 도대체 왜 이 질문을 왜 안 하나 하고 기다리고 계실 것 같은데.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9년 만에 앨범을 내셨더군요.

[신승훈/가수 : 네. 11집을 9년 만에 냈습니다. 1집부터 10집까지를 내고 2006년에 마지막 10집을 내고 9년 만에 정규앨범을.]

[앵커]

지난번에 이문세 씨는 12년 만인가, 13년 만에 앨범 냈다고 하면서 왜 그렇게 좀 많이 벌어졌습니까 했더니 요즘 앨범에 대한 관심도 좀 떨어지고 여러 가지로 그랬다. 비슷한 이유입니까?

[신승훈/가수 : 그 말한 걸 후회하시더라고요. 거기에 나와서 내가 왜 그렇게 얘기했는지 모르겠다. 좀 더 멋있게 얘기할걸. 그런데 그런 의미보다는 시즌1을 1집부터 10집부터 해 봤고요. 그런데 바로 또 11집을 내면 제가 매너리즘도 빠져 있을 거고 뭔가 새로운 걸 쓰려면 몸에 있는 걸 다 비워내야 되는데 비워내는 시기가 작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또 다른, 왜냐하면 저는 지금 평생 음악을 할 것 같아요.]

[앵커]

그러셔야죠.

[신승훈/가수 : 그래서 25년을 했지만 또 앞으로 또 이십몇 년을 또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러면 어떤 준비 과정, 좀 마음가짐을 위해서는 좀 그런 시간들이 필요했고 그 시간에 쉬었던 건 아니고요. 미니앨범을 3장을 냈어요. 그런데 그거는 대중음악, 대중 여러분이 사랑해 주시거나 신뢰에 대한 그런 음악이 아니라 제가 하고 싶었던, 한번 실험을 해 봤어요. 그 노래가 질타를 받을지언정 나 이런 거 한번 해 보고 싶다 해서…]

[앵커]

그랬더니 어떻던가요?

[신승훈/가수 : 팬들은 아량이 넓으시니까 좋아요 좋아요 해 주시는데, 어떤 분들은 이렇게 가면 신승훈 씨의 애절한 보이스, 그 보이지 않는 사랑이나 이런 노래를 왜 안 하느냐. 너무 호소력이 없어지지 않았냐 그런 얘기를…]

[앵커]

죄송하지만 제가 그 미니앨범을 못 들어봤기 때문에. 지금 당장 준비할 수는 없는 거고. 그런데 전혀 스타일이 다른 노래였습니까?

[신승훈/가수 : 그렇죠. 예전에는 되게 애절한 뭐 이렇게 슬픈 노래라면 그냥 나비효과라는 노래가 있어요. 그럼 그런 노래도 담백하게 그냥 내일 일을 지금 알 수 있다면 이렇게 부르는 건데 노래하는 것보다는 좀 말하듯이 노래를 불렀던 것 같아요. 그랬더니 조금 시원치 못하다, 그런 얘기를 들었었는데.]

[앵커]

나비효과는 저도 들어봤습니다.

[신승훈/가수 : 감사합니다. 그 노래가 저한테는 그 9년 기간 동안에 만든 노래 중에서는 가장 쉬기를 잘했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앵커]

그렇군요. 저는 그래서 워낙 오랫동안 앨범을 내지 않으시기에 이제 그냥 원로가수로 남기로 하셨나 보다.

[신승훈/가수 : 그렇지는 않습니다.]

[앵커]

안 그러시겠죠, 물론.

[신승훈/가수 : 왜냐하면 포스트로 대신 이문세 선배님도 나오셨고 그전에 조용필 선생님도 나오셨기 때문에 그걸 보면서 저도 계속할 수 있다라는. 그리고 저도 또 이제 아마 누구에게는 선배니까 또 한 10년 차나 그들이 저를 바라보면서 승훈이 형도 저렇게 하시는데, 25년 하시는데 우리도 열심히 하자, 그런 사람이 돼야 되겠다…]

[앵커]

자극이 될 수 있겠죠.

[신승훈/가수 : 그렇죠.]

[앵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 제목이 어떤 거였죠?

[신승훈/가수 : 이게 나예요.]

[앵커]

이게 나예요, 맞습니다. 이게 나예요. 잠깐만 좀 들어볼까요? (네?) 아니, 아니 직접 말고요.

[신승훈/가수 : 네, 감사합니다.]

[앵커]

신승훈이 어디 가지는 않았군요.

[신승훈/가수 : 전형적인 신승훈 스타일의 발라드를 9년 만에 냈더니 많은 분들이 그래, 너는 이런 거 해야 돼. 역시 대중가수는 대중이 좋아하시는 음악을 또 해야 되기 때문에.]

[앵커]

우리 시청자 여러분께서 SNS로 질문을 보내오신 게 있는데요. 강수진 씨께서 보내주셨습니다. 발레리나 강수진 씨는 아니시겠죠.

[신승훈/가수 : 그랬으면 좋겠네요.]

[앵커]

이번 앨범도 역시나 감성 폭발. 그리고 이제 'ㅜㅜ' 하셨습니다.

[신승훈/가수 : 예. 'ㅠㅠ' 요즘에 쓰는 이모티콘.]

[앵커]

'ㅠㅠ'라고 안 하고 이분은 'ㅜㅜ'라고 하셨어요. 외줄기 눈물을 흘리셨네요. 부조에서 많이 웃고 있습니다.

[신승훈/가수 : 들립니다.]

[앵커]

나이를 먹으면 바래지고 둔해지기 쉬운데 한결같이 촉촉한 감성의 비결은 뭐냐. 이거 너무 많이 받으신 질문이죠?

[신승훈/가수 : 그런 것들은 꼭 우리 무슨 사무실에 있는 여직원이 시킨 것 같은 그런 질문 같은데. 지키려고 하는 거죠. 가면 갈수록 나이가 들어가고 무뎌지는 건 당연하거든요, 감성이. 그런데 그래도 끝까지 그걸 놓지 않으려고 했던 그런 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야지만 싱어송라이터이기 때문에 제가 직접 곡을 써야 되고, 가사를 써야 되기 때문에.]

[앵커]

이번 타이틀곡도 오랜만에 쓰셨죠?

[신승훈/가수 :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그 마음으로. 그리고 또 진실성이 없으면 예를 들면 이렇게 하면 뜨겠지, 이렇게 하면 잘 될 거야라는 그런 계산적인 게 들어가면 대중 여러분들 금방 알아채시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진실성 있게… (날카롭게) 그렇죠]

[앵커]

그리고 또한 질문이 있는데요. 슬럼프가 있었습니까? 주효현 씨가 드린 질문입니다.

[신승훈/가수 : 슬럼프가 있죠. 당연히 슬럼프가 있는데 대중 여러분들은 신승훈이라고 하면 항상 앨범을 내고 승승장구했던 사람으로 생각하는데 저한테는 앨범을 준비하는 기간에 슬럼프가 많이 왔는데. 슬럼프를 겪고 벗어났기 때문에 제가 다시 TV에 나오고 노래하는 거기 때문에 그 슬럼프는 아마 비하인드, 잘 모르실 테지만 저 나름대로 아픔이 좀 많이 있습니다.]

[앵커]

지금 시간이 한 1분 정도 남아 있는데요. 제가 이 질문을 마지막으로 남겨둔 이유가 있습니다. 김나정 씨의 질문인데. 히트곡이 엄청나게 많은데 만약 딱 한 곡만 후세에 남겨야 한다면 제목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시죠.

[신승훈/가수 :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사랑'일 것 같습니다.]

[앵커]

아, 그렇습니까?

[신승훈/가수 :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지금 제가 이 자리까지 있게 한 노래 중에 한 곡이기 때문에.]

[앵커]

그러면서 뭐라고 하셨냐 하면 라이브로 들려주세요 그랬습니다. 그래서 제가 마지막으로 드린 질문을 이걸로 하는 이유는 라이브로 들으면서 인터뷰를 마칠까 합니다.

[신승훈/가수 : 그럴까요? 그러면 짧으니까. 내일이면 찾아올 그리움 때문일 거야. 이렇게.]

[앵커]

고맙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승훈/가수 : 감사합니다. 또 뵙겠습니다.]

[앵커]

가수 신승훈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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