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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자동차 배터리 방전 해결 '꿀팁'…정말일까?

입력 2015-01-14 22:22 수정 2015-01-1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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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오늘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된 동영상인데요, 제가 봐도 정말 신기하네요. 이게 사실이라면 자동차 배터리 방전됐을 때 매번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를 부르지 않아도 된다는 건데, 오늘(14일) 팩트체크에서 정말 가능한 것인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겨울이라 아무래도 배터리 방전도 잘 되고, 그래서 더 화제가 됐던 것 같습니다.

[기자]

예, 한 블로거가 '배터리 방전 시 꿀팁! 긴급출동 부르지 마세요'라는 제목으로 어제 오전 11시에 올린 건데, 보통 하루 2, 3천 명 들어오던 이 블로그에 오늘만 18만 명 이상이 들어와서 이 글을 봤습니다. 지금도 계속 보고 있고, 방문자 수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다른 유명 게시판에도 본인이 혹은 다른 사람이 퍼 나르면서 댓글도 많이 달렸는데, "너무 좋은 팁 감사하다"는 의견부터 "해봤는데 안 된다. 거짓말 마라"는 항의까지 다양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궁금한 것은 저렇게 해도 되는 게 맞느냐 하는 거잖아요?

[기자]

일단 글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추적해봤습니다.

먼저 작성자는 이 방법을 인천의 박병X 명장에게 들었다고 밝혔는데, 아마도 방송에 많이 나왔던 박병일 자동차 장인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판단해 저희가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또 작성자에게 확인해본 결과, 박병일 씨를 이야기하는 게 맞았고요.

그런데 정작 박씨는 누구에게도 그런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 기억이 없다고 했습니다.

[앵커]

박병X, 다른 글자의 명장이 또 계신 건 아니죠?

[기자]

네, 아닙니다. 작성자에게 박병일 씨를 얘기하는 거냐고 물어봐서 맞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앵커]

하여간 정보 제공자로 지목된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이렇게 되니까 얘기가 좀 복잡해졌는데, 그렇다면 박 명장께선 저렇게 시동을 거는 것에 대해 뭐라고 얘기하십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런 방법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박병일씨가 실제 방전된 배터리를 가지고 직접 실험하는 장면을 보여줬는데요, 함께 보시죠.

저렇게 방전된 배터리를 차량에 넣고요,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배터리가 방전된 모습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시동을 걸어보는데 당연히 안 걸리죠. 저렇게 불만 깜박거리고 안 걸립니다.

그래서 동영상에 나왔던 대로 변속 레버를 왔다 갔다 여러 차례 해보고 또 걸었는데, 역시 안 걸리는 모습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동영상 그대로 한 것 맞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앵커]

그러면 동영상에서는 됐잖아요?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에서 변속 레버를 왔다 갔다 해도 시동이 안 걸린다, 그러나 동영상은 됐다…그러면 저 동영상에선 시동이 걸렸던 이유는 뭐라고 봐야 합니까?

[기자]

그에 대한 대답, 직접 들어보시죠.

[박병일/자동차 명장 : '인히비터 스위치'라는 기어 위치 스위치라는 게 있어요. 레버를 움직인다고 해서 스위치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것은 아니고요. 스위치가 접촉 불량이 생긴 것을 접촉을 좋게 할 수는 있어요. 스위치 불량인 것이지 배터리를 좋게 만들어주는 기능은 아니다…]

부연설명하자면, 인히비터 스위치는 변속 레버를 움직였을 때 P나 D, R, N 이렇게 변속 상태를 그에 맞춰 바꿔주는 장치입니다. 위치는 엔진과 미션 밑부분에 위치해 있고요.

저렇게 레버 조작에 따라 저 엔진 밑에 있는 검은 스위치가 왔다 갔다 하는 건데요, 원래 시동은 P상태에 놓여 있을 때만 걸리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 인히비터 스위치에서 접촉이 안 좋으면 시동이 안 걸릴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날 수 있는 고장이고요.

[앵커]

그렇다면 동영상 속에서 나온 건 저대로만 해석하자면, 배터리가 방전돼서 안 걸렸던 것이 아니라 인히비터 스위치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죠. 확실하게 하기 위해선 제조업체의 공식 설명도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현대자동차에도 이 동영상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병조/현대차 승상용정비팀 기사 : 지금 상태는 배터리가 정상이라고 보셔야 되고요. 계기판에 전원이 모두 다 들어오고요. 각종 경고등이 정상적으로 들어왔을 때는 배터리의 전원값이 충분히 있다고 보기 때문에요. (시동을 충분히 걸 수 있는 조건이라는 거죠?) 조건이죠. 그런데도, 키를 돌렸는데도 시동이 안 걸리는 경우는 파킹 스위치가, 인히비터에 있는 파킹 스위치 접점이 신호값이 안 들어왔기 때문에…]

[앵커]

그러면 백번 양보해서 한번 해볼 수는 있겠네요? 시동이 안 걸리면 혹시 그것 때문에 안 걸리는 걸 수도 있으니까. 동영상에 나온 것처럼 해볼 수는 있지만 배터리 방전 때문은 아니다, 이런 얘기가 되는 거겠죠. 제조업체에서도 마찬가지 진단을 내렸고요.

그런데 정말 만에 하나라도 저런 방법으로 배터리에 자극을 줘서 조금 남아있는 것, 왜 우리가 휴대폰 배터리가 나가더라도 조금은 남아 있잖아요, 그걸 자극해서 시동으로 연결되는 건 아닐까요?

[기자]

저 역시 기계가 고장 났을 때 쿵쿵 쳐서라도 작동하게끔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만에 하나 그런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명장에게 다시 한 번 물어봤는데요. 그 대답 들어보시죠.

[박병일/자동차 명장 : 완전히 방전된 배터리는 다시 배터리를 새 배터리로 교환하거나, 점프(다른 차량 배터리와 연결해 임시충전)시켜서 거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스위치를 움직이거나 배터리를 좋게 한다고 해서 걸리는 것은 아니죠.]

조금 전 보신 현대차의 김병조 기사도 정비 경력이 21년인데, 방전된 배터리를 그런 방식으로 해결했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앵커]

어제 이 영상을 보고 굉장히 기발한 방법이라고 감탄하셨던 분들한테는 실망스러운 결과임엔 틀림없군요.

[기자]

예, 보통 11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겨울철 동안 배터리 방전으로 보험사에 긴급서비스 요청하는 건수가 한해 평균 289만 건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런 꿀팁 동영상에 더 관심이 모였던 걸 텐데요, 전문가들은 배터리 방전을 해결할 기발한 비법은 없고 잘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옥외에 주차해야 한다면, 가급적 차량 앞부분에 볕이 들도록 세우고요. 동파방지하듯이 배터리에 수건을 덮어주는 것도 오래된 배터리에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 블랙박스나 내비게이션 같이 배터리를 소모하는 것들은 주차할 때 전원을 꺼두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앵커]

저는 사실 이걸 보면서 예전에 스틱자동차 몰 때, 지금도 가끔 스틱이 있습니다마는, 시동이 안 걸리는 경우에 기아를 2단에 놓고 클러치를 밟은 상태에서 뒤에서 밀어주고 어느 정도 갔을 때 클러치에서 발을 확 떼면 시동이 걸리는…제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방법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것과 비슷한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그건 배터리와 상관없었고, 이번 것은 배터리가 완전히 떨어졌을 때 그렇다고 하는 거니까 사실과 다르다 이렇게 받아들여야겠군요. 알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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