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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의정부 화재, 헬기 바람이 화재 키웠나?

입력 2015-01-1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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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주 어려운 문제인데요, 당시 출동했던 헬리콥터가 불난 데 부채질한 거냐, 아니냐. 이 문제로 지난 주말 사이 굉장히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로 오늘(12일) 김필규 기자와 함께 팩트체크에 올려 고민해볼 텐데요. 이렇다저렇다 정확한 답이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중요한 것은 그 당시 많은 분들이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굉장히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당시 헬기 바람이 불을 더 키웠다는 주장들이 계속 나오고 있으니까 이 문제를 한 번 얘기해보도록 하죠.

자, 보통 고층건물 화재에 헬기가 투입되죠? 그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게 이상한 상황은 아닌 거잖아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사고 난 이후 말씀하신 것처럼 논란이 일자 국민안전처에서 해명자료까지 냈는데요.

"아파트와 고층건물 화재 시 소방헬기를 활용한 구조와 진화는 소방 대응활동의 기본"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일단 정부의 아파트 화재안전 가이드를 봐도 화재가 났을 때 고층부에 있는 사람들은 밑으로 내려가는 게 아니라 옥상으로 대피하는 게 맞습니다.

또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낸 논문에서도 초고층 화재 시 헬기를 이용해 접근하는 게 효과적인 전술이다, 했으니 이번 화재에서도 헬기가 투입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헬기의 바람은 굉장히 강하죠. 세기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일 수도 있는데, 겨울철 화재가 특히 모든 게 메말라 있으니까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화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생각들 하잖아요? 그래서 주민들도 이런 문제를 제기한 것 같고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헬기에서 밑으로 강하게 내려가는 바람을 하향풍이라고 하는데요.

지금 보시는 화면이 중국 불법조업 어선을 우리 해경의 헬기가 하향풍으로 진압하는 모습입니다. 뒤에 철판까지 떨어져 나가는 모습 보실 수 있습니다.

저렇게 큰 배의 방향을 헬기의 바람으로 바꿔서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건데, 헬기의 하향풍은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저 경우 초속 30m, 그러니까 중형태풍 정도의 강한 바람이 나옵니다.

실제로 우리의 국가안전처라 할 수 있는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에서는 이와 관련된 규정을 소개하고 있는데, LA 같은 큰 도시에선 고층건물 화재 진압과 관련해 "연기를 날리거나 불꽃에 부채질할 수 있으니 헬리콥터는 화재 건물에서 500피트, 그러니까 152m는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규정해 놓고 있습니다.

[앵커]

152m. 그날 화재현장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는 저희가 화면 같은 것을 통해서 확인을 좀 해봐야 하겠습니다마는, 아무튼 헬기 하향풍이 화재의 오히려 키울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은 타당한 것이기는 한 것 같습니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우리는 그런 규정이 있습니까?

[기자]

그 규정이 우리도 있는지 국민안전처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그 답변 내용 들어보시죠.

[국민안전처 관계자 : 화재 발생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따로 없어요?) 명확하지 않다는… 화재 발생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찾아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헬기 자체의 안전을 위한 규정 같은 건 있지만 헬기를 어떻게 운영해야지 화재에 덜 영향을 준다, 이런 관련 규정은 명확하지 않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앵커]

국민안전처가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건지 지금 전화받은 사람이 잘 모르는 것 같은데, 그래서 없다는 건지 찾아봐야겠다고 하니까. 찾아본 이후에 대답은 없었습니까?

[기자]

오늘 아침부터 시작해서, 계속 그 부분에 대해서 요청을 했는데 현재까지는 찾지 못한 게 확실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럼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역시 중요한 것은 이번 화재에서 헬기가 실제로 그렇게 악영향을 끼쳤느냐 하는 거잖아요. 그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이번 구조작업을 진행했던 경기재난안전본부로부터 영상을 입수해서 분석을 한번 해 봤습니다.

지금 화면으로 보실 텐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저기 조그맣게 헬기가 떠 있죠. 약 100~150m 떨어진 상공에서 구조작업을 펼치는 모습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화면상으로 보면 저렇게 검게 피어오르던 연기가 헬기 밑에서는 거꾸로 내려가는 모습이 또 일부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현장에 있던 저희 촬영기자도 이런 모습 때문에 "지금 불이 번지고 있다"라는 주민들의 항의가 많았다고 합니다.

[앵커]

조금 아까 본 화면에서는 육안으로 보면 일단 한 150m는 충분히 돼 보이기는 하는데, 저 화면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는 건 있지 않나. 그러니까 예를 들면 저것보다 더 낮게 내려갔을 경우라든가 이런 건 없을까요.

[기자]

다른 화면도 저희가 지금 보여드리지는 못했는데 직접 구조하는 장면을 봤는데 정말 검은 연기가 매캐하게 굉장히 많이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에 저 높이보다 더 밑으로 내려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국민안전처의 분석이 나오면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이 되겠죠.

또 전문가들 중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면밀하게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한번 들어봤습니다.

[이용재 교수/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 연기가 밑으로 헬기 때문에 내려오는 건 사실이에요. 그러나 이것이 화염을 확대시켰다라고 보기는 어렵죠. 굴뚝 효과가 일어나는 곳에 그 위험하다고 하는, 불에 잘 타는 샌드위치 패널이 여기 있었던 거예요. 이 헬기 조종하는 구조대원들도 사람을, 인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아마 어떻게 보면 위험을 좀 감수하고라도 접근할 수밖에 없었을 거고…]

[앵커]

당장 밑에 주민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어떻게든 접근해서 구하고 싶은 그런 의지는 당연히 있었을 테고요. 이게 참 결론내리기 어려운 문제이기는 한데 헬기가 화재를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을 100% 없다고 볼 수는 없는 거고, 그러나 이번 화재현장에서 정말로 악영향을 끼쳤느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얘기하기는 어려운데, 이 전문가의 얘기 들어보면 꼭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좀 애매한 그런 측면이 있군요.

[기자]

그렇기 때문에 국민안전처에서 발표할 사고 원인에 대한 결과, 분석을 기다려볼 수밖에 없는 건데요.

그런데 분명한 건 이번에도 구조대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헬기로 4명의 목숨을 구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고층화재에서는 헬기가 꼭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 만큼 미비한 규정은 이참에 정확히 좀 마련을 하고요. 또 헬기와 화재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명확한 설명을 좀 내놔야지 더 이상의 논란 키우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아까 미국 LA의 기준이 152m라고 했잖아요. 저희들이 본 화면, 물론 지금 실측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기는 합니다마는 그 정도 거리는 저희가 쭉 봤던 화면에서는 쭉 유지했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여러 가지 안타까운 마음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여기서 좀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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