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엔 택시기사가 막았습니다. 한 손님이 중년 남성에게 돈 봉투를 건네받는 걸 유심히 지켜본 택시기사 덕분에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 붙잡혔습니다.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택시를 향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는 한 남성.
메고 있는 가방에 뭔가를 집어 넣습니다.
현금 1,790만 원이 든 봉투입니다.
시흥에서 여주까지 택시를 타고 온 뒤 잠시 내려 한 중년 남성에게서 건네받은 겁니다.
[윤모 씨/택시기사 : 어딘가 모르게 옷차림새도 좀 부자연스럽고. 대기를 시키더라고요. 시골이니까 택시를 타고 나갈 차가 없다고.]
다시 택시에 탄 손님은 휴대전화로 주소를 보여주며 이곳으로 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도착한 곳엔 현금인출기가 있었습니다.
[윤모 씨/택시기사 : '이거 보이스피싱 돈 맞구나.' 제가 예상했던 대로. 신고를 해야 하겠는데, 머리가 좀 복잡했죠.]
기회를 엿보던 택시기사 윤모 씨는 손님이 차에서 내리자 경찰에 신고하고, 약 3분 뒤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합니다.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현금인출기입니다. 경찰은 이곳에서 송금을 하려던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했습니다.
붙잡힌 남성은 보이스피싱 조직 현금 수거책이었습니다.
경찰은 이미 송금된 1백만 원을 뺀 1,690만 원을 압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대출받고 있는 것을 싼 이자로 바꿔주겠다.' 그러려면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누구누구를 보낼 테니 그 사람한테 돈을 줘라.' 이런 식이거든요.]
윤 씨의 대처가 빨랐던 건 평소 승객들의 보이스피싱 피해 경험을 귀담아 들었기 때문입니다.
[윤모 씨/택시기사 : '저분은 저 돈을 뺏기고 나면 죽을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이 사회에서 그렇게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2월엔 경기도 안산에서도 택시 기사 덕분에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 검거됐습니다.
(화면제공 : 경기남부경찰청)
(VJ : 최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