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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떨면서 하는 말이…" 피싱 막은 은행 직원의 눈썰미

입력 2022-05-13 20:26 수정 2022-05-13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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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이스피싱 소식을 가급적 자세히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비슷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인데요. 요즘엔 '기지'를 발휘해서 사기를 막는 사람들 소식이 많습니다. 이번엔 1억 원을 빼앗길 뻔했던 남성이 은행의 청원경찰과 창구 직원의 눈썰미 덕에 피해를 덜 입었습니다.

여도현 기자입니다.

[기자]

쇼핑백을 든 남성이 은행 창구에서 로비로 나오더니, 휴대전화를 보며 주변을 서성이다 밖으로 나갑니다.

잠시 뒤, 은행 청원경찰이 황급히 뒤를 따라갑니다.

한꺼번에 오천만 원이 넘는 돈을 찾아간 남성이 수상하다고 여긴 겁니다.

[황혜경/은행 청원경찰 : (은행원이) '현금을 많이 찾아가네. 이상하지. 괜찮을까?' 이러시더라고요. 그래서 보니까 이 앞에서 통화하고 계신 거예요.]

창구 직원도 위험 상황을 함께 대비했습니다.

[강유나/당시 창구직원 : 굉장히 불안해 보이셨고. 현금을 그렇게 많이 드리는 건 위험하기 때문에 수표로 고객님이 추적을 할 수 있게 현금이랑 같이 섞어서.]

2분 뒤, 남성은 청원 경찰과 함께 다시 은행으로 돌아오며 질문을 합니다.

[황혜경/은행 청원경찰 : 이상했던 게 혹시 여기 CCTV가 있냐는 거예요.]

30분 넘는 설득 끝에, 이 30대 남성은 결국 입을 열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어떤 범죄에 연루가 돼, 돈을 보내야 해결된다고 털어놨습니다.

[황혜경/은행 청원경찰 : 그냥 떨고만 계셨어요. 왜 이렇게 떨고 왜 CCTV가 필요하시냐 (하니까) CCTV로 (누군가) 자기 보고 있다고. 그래서 꼭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경찰이 출동해 확인했더니 이 남성은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대출까지 받아 돈을 넘겨줄 뻔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미 전날에도 수거책 두 명에게 5400만 원을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당은 자신들이 검찰 직원이라며, 통장이 범죄에 사용됐으니 현금을 가져오면 수사를 하고 돌려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수거책 두 명 가운데 한 명을 오늘(13일) 검거하고 나머지 한 명을 쫓고 있습니다.

해당 청원경찰은 지난해 4월에도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한 50대 남성을 설득해 피해를 막은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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