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음식점 주인이 보이스피싱에 걸려든 종업원의 피해를 막았습니다. 안절부절 못하는 종업원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돈 받으러 온 수거책을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끔 유도했습니다.
이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녁 영업이 한창인 한 중식당.
종업원이 전화통화를 하며 주방 밖으로 나옵니다.
한동안 통화가 계속되고, 점주 이모 씨가 이를 지켜봅니다.
[이모 씨/중식당 점주 : 일을 하다 보면 전화를 못 받게 돼 있어요. 그런데 계속 통화 중인 거예요. 왜 저렇게 불안해하지?]
종업원과 통화 중인 상대는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A씨였습니다.
기존 대출금을 빨리 갚아야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현금 1천5백만 원을 보내야 한다는 겁니다.
[중식당 종업원/보이스피싱 피해자 : '지급정지가 걸려 있다' 뭐 그런 식으로 사람을 계속 압박하니까. 빨리 그걸 갚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그 생각밖에 없었어요.]
애초 두 사람은 가게 밖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씨가 약속 장소를 가게 안으로 바꾸도록 유도했습니다.
[이모 씨/중식당 점주 : '나가서 주지 말고 카메라 있는 데서 줘라.' 일부러 유도를 했죠.]
음식점 방 안에 마주 앉은 두 사람.
종업원이 A씨에게 현금 뭉치를 건넵니다.
CCTV로 이를 지켜본 이씨는 보이스피싱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소속을 묻는 이씨 질문에 A씨는 얼버무리며 급히 자리를 뜹니다.
이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모 씨/중식당 점주 : '보이스피싱이니까 빨리 와주세요' 하고 전화 끊고 그 사람을 잡으려고 했는데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간 거예요. 그래서 계단으로 제가 뛰어내려가서…]
경찰이 올 때까지 A씨를 붙잡고 시간을 끌었습니다.
[이모 씨/중식당 점주 : 붙잡아야 되는 시간이 굉장히 저한테는 길었죠. '그럼 명함이라도 달라' 그렇게 시간을 끌었죠. 조금 무서웠어요.]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피해금 1천5백만 원도 압수했습니다.
A씨는 과거에도 현금수거책으로 붙잡힌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A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화면제공 : 경기남부경찰청)
(VJ : 김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