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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직장서 "불편" "혐오"…말 못 하는 성소수자들

입력 2021-07-02 20:37 수정 2021-07-02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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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룸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차별 실태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2일)은 성소수자 이야기입니다. 학교나 공기업처럼 차별이 당연히 없어야 하는 곳에서도, 성소수자들이 숨어 지내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김태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학교 선생님 홍모 씨는 동성애자입니다.

20년 넘게 학교에서 일하고 있지만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홍모 씨/초등학교 교사 : 성소수자 이런 얘기 같이 할 때 (옆에 있는) 선생님께서 굉장히 흥분하셔가지고, 혐오 발언을 막 쏟아내시더라고요. 그들이 얼마나 문란하고 혐오스러운 집단인지 자세히 모른다.]

몇 년 전, 연수 자리에선 성소수자 인권도 중요하다고 했더니, 교육청의 경고가 날아들었습니다.

'성소수자가 불편하다는 사람이 있으니 발언을 조심하라'는 겁니다.

[홍모 씨/초등학교 교사 : 보호자들과 상담할 때는, 나중에 (성정체성) 그런 부분들을 알게 됐을 때 굉장히 혐오스러워하지 않으실까.]

공기업에서 일하는 30대 동성애자 이모 씨도 자신을 숨기는 일에 익숙합니다.

공공기관에서조차, 성소수자를 사회 구성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모 씨/공기업 직원 : (공기업이라) 청렴교육, 성폭력교육 이런 건 되게 많은데. 성소수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성 정체성을 숨기기 어려운 트랜스젠더는 더 노골적인 차별을 겪습니다.

국립대 연구원 송모 씨는 성전환 수술 후 직장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송모 씨/전 국립대 연구원 :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면) 제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맞춰 봐라, 트랜스젠더니까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인정을 받는다며 과중한 업무를 주고. 술자리에서 사람들이 제 가슴을 만져 본다든지…]

사회의 편견을 깨보려고 만화 작가가 됐지만 이젠 온갖 협박까지 시달리고 있습니다.

[송모 씨/전 국립대 연구원 : 저한테 보이면 바로 죽이겠다 그런 살해협박이라든지, 괴롭힘을 당했어요. 그래서 당시에 자살시도도 여러 번 하고…]

국립대 학생인 트랜스젠더 김모 씨에게도 평범한 대학생활은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김모 씨/국립대 학생 : (교수가) 저한테 남학생 아니냐? 이런 식으로 얘기하셨던 적도 있고, 친구들이나 같은 동아리원으로부터 트랜스젠더가 여성인권을 위협한다 라든지…]

우리나라 성소수자 10명 가운데 7명은 자살 충동을 경험합니다.

비 성소수자의 10배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명백한 차별을 당해도 문제제기를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홍성수/숙명여대 교수 : 진정을 제기한다는 자체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고 뭔가를 해야 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현재 차별금지법 도입에 대한 논의를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성소수자가 겪는 일상에서의 차별을 당장 바꾸긴 어려워도 출발점이 될 순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홍성수/숙명여대 교수 : 우리는 평등을 지향해야 된다 이런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고요. 특정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다거나 고용상의 불이익을 겪으면 안 된다라는 것을 주지시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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