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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꿈 접은 피해자…가해자는 버젓이 '핸드볼 명문대' 진학

입력 2021-03-22 20:06 수정 2021-03-2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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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학교 폭력으로 전학 처분을 받은 가해 학생은 여섯 달 뒤 핸드볼 특기자로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피해자는 대학 측에 피해 사실을 여러 차례 알리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운동을 그만뒀지만, 가해자는 정작 살아남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구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A군이 폭행을 1년 가까이 견뎠던 건 C코치의 영향력 때문입니다.

유명 대학 핸드볼 감독들과의 친분을 강조하고 실제 학부모들과의 식사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군/학교폭력 피해 학생 : 대학 입학에 차질이 생길까 이런 생각 때문에 그냥 조용히 맞고 있었던 것 같아요. 또 맨날 코치가 '자기는 신고를 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라고 말해서요.]

운동을 그만두면 당장 진로도 막막했습니다.

[A군/학교폭력 피해 학생 : 저희는 고등학교가 아침 먹고 운동하고 점심 먹고 운동하고 수업을 한 시간도 들어가지 않아요. 선생님 얼굴도 잘 모르고…]

폐쇄적인 운동부 특성상 피해를 인정받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지자 C코치는 일부 운동부원들에게 A군에게 평소 문제가 있었단 취지로 진술서를 써 달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가해자 B군은 학교 폭력으로 전학 처분을 받은 뒤에도 올해 핸드볼 명문인 서울의 한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A군 측은 입시 전형 과정에서 대학에 세 차례에 걸쳐 학교 폭력 피해를 알렸지만 입학 절차는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대학 측은 이달 초 공개된 평가 기준이 아닌 사유로 입학을 취소하는 건 어렵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입시 요강을 보면 경기실적 성적 70%, 면접평가 20%, 학생부를 10% 반영하게 돼 있습니다.

학생부에는 학폭위 결과가 기록됩니다.

대학 측은 B군이 지원한 실기 우수자 전형에서는 학생부 성적만 반영할 수 있을 뿐, 학폭위 결과 등은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대학 관계자 : 폭력에 관한 질문 예시를 좀 넣었어요. '학교폭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같은… 한계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학폭으로 전학 이상 처분을 받으면 체육 특기자 자격을 잃게 한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이중 처벌' 문제로 시행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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