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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조사관 문전박대 일상…칼부림까지 받기도"

입력 2020-12-03 21:23 수정 2020-12-03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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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엿새 전 전남 여수의 가정집 냉장고에서 아기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은 우리 사회가 가진 여러 숙제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는 제정신이 아니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는 사이 다른 남매는 쓰레기 더미에 방치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가정을 살펴야 할 보호기관 직원들, 그리고 공무원들은 현장에서 제 몫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욕설과 폭력에 시달리면서 "지옥 같은 업무"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여수경찰서 관계자 : 그때부터 본인이 미친 것 같다고 스스로가 무기력해지고 아무것도…]

전남 여수의 한 아파트 냉장고에, 태어난 지 두 달 된 아기 시신을 유기한 엄마 A씨의 말입니다.

쌍둥이 가운데 한 아이가 죽자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애초 출생 신고도 안 해 그 어떤 육아 지원이나 안내도 못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아기 시신을 냉장고에 숨겼습니다.

이후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습니다.

끼니는 배달 음식으로 때웠습니다.

집안에 쓰레기가 쌓여갔습니다.

[여수경찰서 관계자 : 첫아이가 혼자잖아요, 아빠가 없이. 너무 손가락질 받고…]

그런데 이런 위기 가정을 살펴야 할 아동보호기관과 담당 공무원들의 사정도 여의치가 않습니다.

A씨는 여러 차례 찾아온 주민센터 직원과 현장조사를 온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원을 집안에 들이지 않았습니다.

강제 조사 권한이 없는 상담원들에겐 이런 문전박대는 일상입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공무원도 아닌데 뭐 하러 여기 와서 조사하냐, 쫓아내는 경우도 많이…]

어렵사리 만나도 폭언과 폭력에 시달리기 일쑤입니다.

흉기나 둔기에 다친 직원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갑자기 감정이, 분노감이 올라와서 들고 있던 커터 칼로 저희를 위협하는…]

처우도 좋지 않습니다.

일반 사회복지사들이 받는 임금의 80% 수준입니다.

범죄피해자 보호기금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예산이 빠듯한 겁니다.

[구미희/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 이것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고요.]

이 때문에 지난 10월부터 일부 시·군에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이 배치됐습니다.

그런데 이들도 비슷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달 초과 근무만 95시간이었다는 담당 공무원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공무원은 "업무 수행 두 달이 지옥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시청 아동학대전담 공무원 : 다른 곳에 갈 수 있으면 지금이라도 옮겨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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