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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전 독재자 무가베 95세로 사망…국민 반응은 '싸늘'

입력 2019-09-06 16:05

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 트위터로 "무가베 별세" 알려
짐바브웨 국민 "독재자 위해 낭비할 눈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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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 트위터로 "무가베 별세" 알려
짐바브웨 국민 "독재자 위해 낭비할 눈물 없다"

짐바브웨 전 독재자 무가베 95세로 사망…국민 반응은 '싸늘'

남아프리카 짐바브웨를 37년간 통치하다 2년 전 축출된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95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에머슨 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은 6일 트위터를 통해 무가베 전 대통령이 별세했다고 밝혔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무가베는 자유의 상징이고 국민의 해방과 자강을 위해 일생을 바친 범아프리카주의자였다"면서 "우리나라와 대륙의 역사에 대한 그의 기여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무가베의 정확한 사망 일시와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 BBC 방송은 무가베 대통령의 가족을 인용해 그가 싱가포르에서 건강이 악화해 숨졌다고 보도했다.

무가베는 올해 4월부터 싱가포르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입원한 병원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글렌이글 병원 대변인은 환자 비밀보호 의무를 들어 이와 관련한 언급을 거부했다.

현지 정치권에선 수년간 무가베가 전립선암을 앓고 있어 종종 싱가포르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다만, 무가베는 공식 기록상으로는 백내장 때문에 싱가포르를 오간 것으로 돼 있다.

무가베를 애도하는 음낭가과 대통령의 트윗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싸늘했다.

짐바브웨인으로 보이는 한 네티즌은 "애도는 혼자 하라. 나는 (무가베를 애도하는데) 낭비할 눈물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반대파 숙청이었던) '구쿠라훈디' 당시 은데벨레인 10만명을 학살한 개, 로버트 무가베가 죽었다는 좋은 소식을 들으며 금요일이 시작됐다. 불행히도 그는 사과조차 하지 않고 죽었다"고 적었다.

1980년부터 장기 독재를 해 온 무가베는 41살 연하의 부인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고 시도하다가 2017년 11월 군부 쿠데타와 의회의 탄핵 절차 등에 직면한 뒤 사임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옛 로디지아의 백인 정부를 무너뜨리고 짐바브웨 건국에 앞장선 독립투사 출신인 그는 곧 독재자로 돌변했고 부정부패와 사치로 국가경제를 파탄에 빠뜨렸다.

인종 화합 정책을 선언하고 인구의 다수를 점하는 흑인에게도 교육과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집권 초반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았던 그는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대대적인 학살을 벌이기도 했다.

AFP 통신은 북한의 지원을 받아 훈련된 특수부대가 구쿠라훈디 작전이란 이름으로 은데벨레족 민간인 약 2만명을 고문하고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은데벨레족은 무가베의 정적을 지지한다는 이유 때문에 학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가베는 1983년에도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마타벨레랜드 지역에서 주민 수천명을 살해했다.

경제 측면에서도 자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을 사실상 국유화하려 드는 등 실정이 잇따랐다.

이로 인해 해방 당시만 해도 아프리카에서 가장 의식주가 양호한 나라로 꼽혔던 짐바브웨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추락했고, 2009년에는 천문학적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자국 화폐를 포기하고 미국 달러를 대신 쓰는 신세가 됐다.

그런 와중에도 매년 수억원을 들여 호화 생일잔치를 벌여온 무가베는 경제난의 책임을 자신과 심복들을 제재한 서방세계 탓으로 돌리며 권력을 다지는데 집중해 왔다.

그는 2013년 제작된 다큐멘터리에선 "만약 사람들이 당신이 독재자라고 한다면…그것이 당신의 입지를 더럽히고 떨어뜨리기 위한 말일 뿐이라는 걸 안다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9년 워싱턴포스트(WP)의 주말판 매거진 '퍼레이드'는 그런 그를 세계 최악의 현직 독재자 부문 1위로 꼽았다.

그런데도 2017년 무가베를 몰아낸 짐바브웨 집권당은 면책특권을 보장하고 무가베의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처럼 무가베를 예우한 것은 정국안정 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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