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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지방선거 참패 후폭풍…야권, 당 진로 놓고 대혼돈

입력 2018-06-15 17:51 수정 2018-06-1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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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앵커]

어제(14일) 저희가 지방선거 결과를 자세히 분석해보았는데, 여당 압승과 야당의 참패로 끝난 이번 지방선거의 후폭풍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고, 파장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여당인 민주당은 압승을 자축하면서도 겸손함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에, 야권은 당의 진로를 놓고 우왕좌왕 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6·13 지방선거가 몰고온 후폭풍을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위풍당당'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장면이죠. 민주당 광역단체장 당선자 12명이 오늘 합동으로 현충원 참배에 나섰습니다. 이어서 당 대표실에서는 이렇게 축하 행사도 있었는데요. 추미애 대표는 지방선거 압승을 자축하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 김대중 대통령님 묘역에서 참배를 하는 그 순간 대통령님께서 지역주의, 낡은 지역주의, 낡은 색깔론 깨려고 그토록 노력하셨는데 대한민국 국민들께 많이 고마워하시고 계시다,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민주당이 자축하면서 승리를 만끽하는 동안, 야권, 특히 보수 야당은 대혼돈에 빠졌습니다. 선거 참패로 물러난 두 정치인을 중심으로, 야권이 패배한 원인과 앞으로의 정계 개편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참패의 원인입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민심 잘 외면하는 무심한 야당'입니다. 돌이켜 보면 홍준표, 안철수, 이 두 야당 지도자는 이미 민심이 떠나버린 현실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달 13일) : 여론조사 그거 안 믿어도 돼요. 응답하는 사람들이 전부 문재인 지지층들입니다.]

[안철수/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1일) : 소위 문빠하고 태극기만 농축돼가지고, 그 여론조사에 있다 보니 제가 당연히 3등 하는 조사가 나오게 되는 거죠. 이런 게 여론조사 조작 아니면 뭡니까.]

그런데 실제 결과는 어땠습니까. 자유한국당은 TK만 겨우 건졌고, 안철수 전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 그대로 3등이 되었습니다. 이미 기울어진 민심을 "여론조작"이라면서 외면한 결과가 참패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더구나 홍준표 전 대표 같은 경우는 지역 유세를 다닐 때 실제로 민심의 강력한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달 31일 부산 좌동) : 그게 또 무슨 말인가 하면…일을 해서 먹고사는 세상이 아니고…꼭 서울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만 여기도 이런 차들이 있네. 서울에 꼭 강북 가면 저런 차가 많아요.]

마치 강북과 강남을 편 가르기 하는 듯한 발언도 사실 민심과 동떨어져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 전 대표는 강남은 자유한국당 편이라고 믿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구청장 선거에서는 강남3구 가운데 서초구만 겨우 지켜냈죠. 실제로 홍 전 대표는 강북에 가면 저런 차가 많다고 했지만, 사실 강남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강남구 대치동 유세 현장입니다.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2일 서울 대치동) : 나라가…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이나 지금 살기가 힘듭니다. 과연 지난 1년 동안 내 살림이 좋아졌느냐, 내 자식이 취직이 잘 됐는가…]

이렇게 민심의 경적 소리를 겸허하게 듣지 못했던 것. 그것이 이번 야권 참패의 핵심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어쨌든 홍준표, 안철수, 두 야권 리더는 어제부로 짐을 쌌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이후가 더 문제입니다.

잠시 이 신문 기사 제목을 보시죠. '지지층 재결집 구심점조차 없다' 이 제목만 보면 자유한국당 이야기 같지만, 12년 전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이야기입니다.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한 이후 대혼돈에 빠졌던 상황이, 12년 후 자유한국당에서 그대로 재현이 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오늘 오후에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당의 진로를 놓고 격론을 벌였지만,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 자유한국당에 주어진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그 첫 번째는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서 서둘러 새 지도부를 꾸리는 것입니다.

문제는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는 인물들 면면이 전혀 새롭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전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주류로 활동했던  인물들이 다시 전면에 나선다면 국민들이 과연 환골탈태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솔직히 의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이 두 번째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당 해체와 보수 신당 창당입니다. 이 경우에는 바른미래당이 주요 통합 파트너가 되겠지만, 이 또한 시너지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현재 여건이 바른미래당도 그렇고 저희 당도 그렇고 해체를 해서 같이 모여봤자 소위 제로에서 제로가 모이는 게임이다. 지금 현재는 폭삭 망했기 때문에 여기서 무슨 해체를 해봤자 더 시너지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

실제로 바른미래당 역시 자유한국당 만큼이나 혼돈에 빠진 게 사실이죠. 안철수 전 대표는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고, 유승민 공동대표 역시 물러났습니다. 오늘은 박주선 공동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원이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박주선/전 바른미래당 대표 : 만장일치로 오늘 함께, 대표와 함께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바른미래당은 김동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했습니다. 이르면 7월이나 8월에 전당대회를 열겠다는 방침도 세웠는데, 야권에서 보수 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는다면 바른미래당이 과거 바른정당 출신과 국민의당 출신으로 쪼개져서 분당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발제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야당 기사 제목은 < 선거 참패 후유증…야권 대혼돈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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