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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길원옥입니다"…아흔에 이룬 위안부 할머니의 꿈

입력 2017-08-09 22:20 수정 2017-08-10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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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8일) 바로 이 시간에 목포신항에서 머물고 있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의 심리체크를 진행한 내용을 전해드렸습니다. 여러 가지 뜻이 있었겠습니다마는 저희들로서는 잊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서 시청자 여러분들과 함께 공감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오늘 역시 잊지 말아야 할 분들을 여러분들께 말씀을 드릴텐데, 그 중 한 분입니다. 이 분들도 한 때는 소녀였고 그 마음에는 꿈이 가득했죠. 긴 세월 동안 묻어뒀던 꿈을 그 피해자 중 한 분, 길원옥 할머니가 이뤘습니다. 가수의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내일 음반 제작 발표회를 갖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위안부 피해자라는 소개를 해드리지 않고 '가수' 길원옥 할머니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강버들 기자가 만나뵈었습니다.

[기자]

[윤미향/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 길원옥 가수님!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이 아니라 가수 길원옥입니다.]

너스레에 길원옥 할머니가 웃음을 터트립니다.

'가수'라는 말이 아직 쑥스러운 할머니의 노래 사랑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길원옥 : 좋아하기는 아마 13세서부터 확실히 그냥 그저 아무데서나…대개 아무 데도 없는데 가서 부르다가 들키죠. 노래 같은 거 하다 걸려들면 (엄한 부모님이) '뭣으로 나가려고' 해가면서…]

노래가 좋던 13살 소녀는 '돈 벌러 가자'는 꼬임에 속아 일본군 위안부가 됐습니다.

4년 넘는 위안부 생활 끝에 해방을 맞았지만 17살, 어린 몸은 깊이 병들어 있었습니다.

가족이 기다리는 평양으로는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한 많은 대동강

위안부였던 사실을 숨기고 홀로 견딘 시간 할머니는 노래로 마음을 달랬습니다.

[외롭다든지 마음이 부족할 때는 괜히 쓸데없이 막 노래를 불렀으니까. 왜 젊어서는 서로 괜히 이유 없이 사람을 꼬집을 때가 있지. 그럴 때는 나도 모르게 노래가 나오는 거예요.]

옥수수, 번데기 좌판까지 온갖 일로 서른 홀몸에 입양한 아들을 키우는 사이 세월은 바람처럼 흘러갔습니다.

[사는 전체가 그 아들에게 있었지요. 저 아들이 남 하는 구실을 못할 때 그 때 무슨 꼴이 될까 싶으니까…]

지난해 치매 증상이 나타나자 마음이 급해진 주변의 권유로 길 할머니는 음반 녹음에 나섰습니다.

평소 즐겨 부르는 15곡을 담은 음반의 이름은 '길원옥의 평화'입니다.

오동동 타령

[조금 더…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잘해볼 걸…]

1928년 일제 시대 태어나 위안부 피해자로, 미혼모로, 그리고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리는 활동가로 90년을 살아온 길 할머니는 오는 14일 신인 가수로 첫 콘서트 무대에 섭니다.

(화면제공 : 영화 어폴로지·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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