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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법치 모독·품행제로…대리인단 '벼랑 끝 전술'

입력 2017-02-23 19:11 수정 2017-02-23 19:56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 "아스팔트길, 피로 덮인다" 발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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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 "아스팔트길, 피로 덮인다" 발언도

[앵커]

어제(22일) 헌재에서 벌어졌던 변론 이야기를 다시 해보겠습니다. 정말 나라의 품격이 떨어지는 믿기지 않는 과격 발언들이 대심판정에서 쏟아졌죠. 대통령 측이 헌재 탄핵심판 결과에 불복하겠다며 벌써부터 사전 포석을 깔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청와대 발제에서 박 대통령 탄핵심판 상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김평우/대통령 대리인단 (지난 18일) : 저 김평우 변호사입니다. '탄핵을 탄핵한다' 여러분 이 책을 여러분들만 읽지마시고요. 자제분들 그리고 손주분들한테 꼭 읽도록 권해주세요. 사서 하나씩 책상머리에 놓아주세요. 이 책은 정치서적이 아닙니다. 침묵을 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북한이 됩니다. 여러분 무슨일이 있어도 대한민국이 북한을 닮아가는, 북한이 되는 일은 절대로 우리 생애 있어서는 안됩니다.]

어제 헌재 대심판정을 재판정이 아니라 '난장판'으로 만들었단 비난을 받고 있는 김평우 변호사의 태극기 집회 연설을 잠깐 들어보셨습니다.

김 변호사는 어제 1시간 30분간 혼자서 변론을 했죠. 그동안 태극기 집회에 나가 마이크를 잡으셔서 그런 건지, 헌재 재판정을 마치 태극기 집회 현장으로 착각한듯 선동전을 벌였습니다.

강일원 재판관을 집중공격하던 김 변호사의 모습은 '재판부와 한번 싸워보겠다'는 태도였습니다.

[김평우 변호사 (음성대역) : 우리나라 최고 헌법전문가들을 증인으로 불러 (강 재판관의) 이론이 틀렸다는 걸 입증하겠습니다. 강 재판관이 미국에서 법을 배웠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헌법을 다 아는 건 아니죠. 재판관들의 헌법에 대한 지식도 입증 사항입니다. 국회 측 대리인이 발견 못 한 부분을 재판관이 발견해서 꼬집어줘요? 어련히 알아서 끝낼 걸 뭐가 부족하다고 (재판관이) 한 술 더 떠요? 그건 국회의 수석대리인이지!]

김 변호사는 헌재가 국회 편만 들고 있다면서 그렇게되면 "시가전이 생기고 우리나라는 내전 상태에 들어간다" 또 탄핵소추의결 절차의 문제점을 헌재가 따지지 않는다면 "촛불집회, 태극기집회가 정면 충돌해 서울에 아스팔트길, 우리나라 길들은 전부 피와 눈물로 덮인다"는 과격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거라며 재판부에 경고하고 협박했던 겁니다.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 대표 소설가 김동리 씨의 아들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거친 표현도 입에 올렸습니다. 탄핵소추사유는 '섞어찌개', 국회의원은 '야쿠자'라고 말이죠.

[권성동/국회 탄핵소추위원장 (어제) : 반박할 사안이 없었기 때문에 반박하지 아니한 것이 아니라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헌법재판의 위상, 그리고 최고 법원으로서의 그런 헌법재판소의 어떤 신뢰와 권위 문제 때문에 언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긴급 성명을 내고 "재판관에 대한 공격은 야만적인 행동이자 헌법을 유린하는 폭력"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변호사협회에서 김 변호사 등에 대해 가차없이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만, 박사모에서는 김 변호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게시판에 김 변호사의 변론 전문을 퍼나르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김 변호사님을 우리에게 보내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는 정말 김평우님의 논리정연한 변론을 듣고 소름돋았어요" 이런 댓글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요. 정말 김 변호사의 주장이 소름돋을 정도로 논리 정연한지는 조금 따져봐야될 것 같습니다. 먼저 김 변호사는 탄핵소추의결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면서 탄핵심판 자체가 원천 무효라는 주장을 헌재 안팎에서 펼쳐왔습니다.

[김평우/대통령 법률 대리인단 (지난 2일/출처: 유튜브 정규재TV) : 일괄 투표해서 13개 사항이면 13개를 개별 투표해야 되는 거예요. 탄핵 사유 하나하나마다 범죄거든요. 그런데 일괄 투표를 한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거예요. 이거를 무슨 재판을 합니까? 그러면 헌법재판소에서 당연히 이럴 때는 토론이나 개별 투표를 하셨습니까? 이걸 먼저 물어봐야지. 절차부터 먼저 물어봐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미 법무부는 지난 12월에 일찌감치 탄핵이 절차상 적법한 요건을 갖췄다, 문제없다는 입장을 헌재에 전달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또 "탄핵소추장을 읽어본 국민이 없다. 내가 소추장을 구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대통령을 소추하면서 뭘 소추하는지 내용도 안 알려주고 소추하는 게 어디 있냐? 북한에서 있을 법한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건 사실과 다릅니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하면 탄핵소추장을 PDF파일로 찾을 수 있고요. 또 국회 홈페이지 의안정보 시스템에서 검색하면 1분도 안되서 얻을 수 있습니다.

어제 김 변호사의 이런 행위에 대해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김 변호사 개별 입장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실제론 대통령 측이 탄핵 심판 결과에 흠집을 내기 위해 정치적으로 계산된 행동을 하고 있는 걸로 보여집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 대통령 대리인측은 3월 13일 이전에 선고를 내리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준비서면을 지난 21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어제 헌재 심판 결과에 승복할 거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습니다. 그러면서 갑자기 기자들에게 책 한권을 읽어보라고 합니다.

[이중환/대통령 법률 대리인단 (어제) : (원하지 않는 결론이 나왔을 때는 결과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봐도 될까요?) 그런 취지는 전혀 아닙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여러분들 시간 나시면 헌법재판소 도서관에 가서 '검은 월요일'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블랙먼데이. 여러분들이 좋아할지도 모르는 (미) 연방 대법원이 이해할 수 없는, 지금으로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황당한 판결을 내린 적이 여러 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도망한, 도주한 흑인 노예는 종전의 소유주한테 돌려주는 것은 합헌이다. (승복할지 안 할지 말씀하기 어렵다는 거죠?) 그걸 제가 지금 답변할 수 있는 입장이 못 됩니다.]

그러니까 재판 당시에는 올바른 판결이었단 평가를 받더라도 후세에선 황당한 판결로 재평가 될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거 같은데요. 이걸 박 대통령 탄핵소추사건에 엮을 수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법치 모독·품행 제로…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벼랑끝 전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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