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대리인단 거친 말에 "이런 재판 처음 본다"…노림수는?

입력 2017-02-22 20:34

'불공정한 재판' 프레임 씌어 '여론전' 의도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불공정한 재판' 프레임 씌어 '여론전' 의도

[앵커]

보신 것처럼 대통령 대리인단은 오늘(22일) 갑자기 국회의장을 증인으로 신청하는가하면 헌재 재판부를 노골적으로 공격하고 막말도 이어갔습니다. 대통령측이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 한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정치부 고석승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고석승 기자, 오늘 재판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이 참 많은 걸 보여줬지요. 헌재도 이렇게까지 노골적인 공격을 당하리라고는 예상을 못했겠죠.

[기자]

대통령 대리인단은 며칠전부터 방송 출연을 하면서 헌재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때문에 오늘도 그렇게 할 것이 예상이 됐지만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들이었습니다.

특히 국회 소추위측은 모두 법조인들인데 이런 재판은 처음 본다는 입장이었고요.

헌재 재판부 역시 대부분 검찰과 법원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법조인들인데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지세력들의 여론전을 이끌기 위한 방편이 아니냐, 전력이다라고 분석하고 있던데, 우선 김평우 변호사가 강일원 재판관을 향해 "국회의 대리인이냐"는 표현까지 쓰면서 무려 1시간 30분동안 변론을 이어갔죠.

[기자]

앞선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김평우 변호사는 변론 내내 재판부를 향한 막말과 함께 탄핵 심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탄핵심판의 절차적 문제가 있으니 각하 결정을 해달라"면서 변론을 마무리 했습니다.

하지만 국회의 탄핵소추안의 절차적 문제는 이미 박근혜 정부, 그러니까 법무부가 이미 아무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상황입니다.

[앵커]

탄핵 심판 자체를 부정한다면 그건 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을 다 부정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논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바로 각하는 됐지만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에 대해 법관 기피 신청을 했는데, 그건 누가봐도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결정적인 결격사유가 있을 때 그런 신청을 하는 건데요. 그게 아니라는 걸 잘 알텐데 왜 했을까요, 설마 기피신청이 받아들여지리라고 생각도 안했을텐데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법관이 사건이 관여돼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기피 신청을 하는건데요.

대리인단은 무작정 불공정하다고만 할 뿐 신청을 한 별다른 근거를 대지 못했습니다.

헌재는 재판 시간끌기라고 판단해 결국 각하했는데요, '불공정한 재판'이란 프레임을 씌어서 여론전을 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이미 최종 기일이 예고된 상황에서 무더기 추가 증인 신청도 했죠. 이것도 헌재 입장에서 보자면 시간끌기로 보였겠죠. 그래서 다 기각했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부터 각 당 의원들, 심지어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까지 증인으로 신청을 했습니다.

70일이 넘게 진행된 탄핵심판에서 대부분 언급조차 안됐던 사람들이고, 실제로 탄핵심판과 큰 관련이 없는 걸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대리인단 중 김평우, 정기승 변호사만 증인 신청에 동의한 것으로 봐서는 대통령 대리인단에서도 논란이 있던 걸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관심이 집중됐던 건 무엇보다 대통령의 재판 출석 여부였는데, 오늘 답변하지 않았고. 26일까지만 헌법재판소가 기다려 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리인단은 지속적으로 16차 변론, 그러니까 오늘까지 출석 여부를 정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래도 재판부가 지정한 기한인만큼 오늘 재판에서 입장을 밝히는 게 법조계에서 보면 상식적인건데 오늘 저녁에서야 아직 못정했다고 했습니다.

[앵커]

대통령의 출석은 첫 기일부터 얘기가 나왔는데, 두 달이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아직도 못 정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에는 대통령 출석에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그래서 나오지 않았던건데요, 갑자기 심판 선고 윤곽이 나오자 대통령 출석 카드를 들고 나온겁니다.

그것도 출석 여부를 확실히 말하지 않고, 계속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만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누가봐도 지연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헌재가 오늘 또 나흘을 준 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걸로 보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로 못박았던 만큼 그냥 대통령 출석 의사가 없다고 보고 24일로 끝낼 수도 있는데 시간을 더 준 건 나름 대통령측의 입장을 더 들어준 셈입니다.

27일로 최종 기일이 미뤄지긴 했지만 3월 초 선고는 예정대로 가능한 상황입니다.

[앵커]

결론적으론 여론전이라고 봐야겠죠?

[기자]

대통령 대리인단은 탄핵 심판을 둘러 싼 환경이 대통령 측에 유리하다고 보지않는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래서 재판부를 공격해서 압박하겠다는 걸로 보입니다.

아직까지 재판관들의 탄핵 인용 기각 여부는 결정이 안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검찰과 특검 법원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태블릿PC도 조작됐다고 줄곧 주장하면서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혼돈에 빠뜨린 것처럼 지속적으로 불공정한 재판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렇게 믿게하는 일종의 여론전 측면도 강해보입니다.

관련기사

헌재, 최종변론일 27일로 연기…'3월 둘째주 선고' 무게 "주심 재판관 기피 신청, 심판 지연 목적" 15분 만에 각하 대통령 측, 내부조율 없이 무더기 증인신청…모두 기각 "헌재 자멸의 길"…대통령 대리인단 '막말 퍼레이드' 박 대통령측 '막장극' 연출 속셈은?…"탄핵심판 전 하야 시나리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