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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위로 점프하며 연습…차별 뚫은 한국계 '수영 영웅'

입력 2016-12-0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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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미국 언론은 96세로 세상을 떠난 한국계 스포츠 영웅을 조명했습니다. 편견과 차별을 뚫고 사상 첫 올림픽 다이빙 2연패를 이룬 '새미 리'가 주인공인데요. 68년 전에 그의 올림픽 연기는 당시로선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전영희 기자입니다.

[기자]

인간이 가장 공포를 느낀다는 10m 높이에서 새미 리는 가장 자유로웠습니다.

우리나라가 처음 태극기를 앞세워 출전한 1948년 런던올림픽, 다이빙 10m 플랫폼에선 한국계 미국 선수가 화제였습니다.

다른 선수들은 많아야 두 바퀴 반을 도는 게 전부였지만, 새미 리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거친 회오리처럼 세 바퀴 반을 돌면서도 물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엔 미끄러지듯 부드러웠습니다.

키 157cm의 동양인, 작고 낯선 선수의 연기에 관중들은 박수 갈채를 보냈습니다.

새미 리는 아시아계 미국 남자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4년 뒤 헬싱키 대회에선 다이빙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새미 리는 인종차별 때문에 수영장도 마음껏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물 대신 모래 위로 점프하며 백인이 휩쓸던 다이빙에서 새 역사를 썼습니다.

은퇴 이후엔 루가니스 등 미국 다이빙 스타들을 키웠고, 우리나라 선수들에게도 기술을 전해줬습니다.

공중의 몸부림으로 현실의 벽을 깼던 그는 이제 천상의 다이빙대에서 평등과 자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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