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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미세먼지 예보…직접 농도 측정해봤더니

입력 2016-04-2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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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 미세먼지는 우리 실생활이 됐죠. 오늘(26일)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거라고 하는데요.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제대로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하는데, 지금 그렇지가 못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측정된 수치보다 실제 미세먼지 상태가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겁니다.

탐사플러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수치가 크게 치솟은 지난 23일 새벽, 서울시가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합니다.

서울 전역의 시간당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인 ㎥당 165㎍까지 치솟은 상황이었습니다.

33시간 동안 이어진 주의보가 해제된 건 24일 정오. 서울시는 주의보 해제 기준인 100㎍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각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에어코리아'에는 서울 지역 절반 이상이 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여전히 주의보 발령 수준인 '매우 나쁨'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양측 예보가 엇갈린 건 위험도를 산정하는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 : 에어코리아 같은 경우에는 지금 24시간 예측이동평균을 바탕으로 등급을 매기고 있거든요.]

[서울시 관계자 :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지금 현재 (1시간 평균) 농도거든요.]

시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한수정/서울 증산동 : 지자체나 환경부가 발표하는 내용이 다르니까, 나올 때 제가 어느 곳을 보고 나와야 할지 그게 많이 헷갈릴 때가 많아요.]

환경부의 예보나 지자체의 주의보 발효 기준이 되는 실시간 미세먼지 측정치도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환경부와 각 지자체들은 전국 측정소에서 측정한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 중 이전 시간대나 인근 지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값은 실시간 공개에서 제외합니다.

정확하지 않은 수치가 공개될 경우 국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나치게 높다'는 것만 있을뿐 어떨때 제외하고 넣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겁니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 : 선별의 기준이나 이런 게 경험치 위주일 수밖에 없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건 좀 모호한 측면이 없지 않아요.]

지자체 담당자들도 수치를 공개할 때 주관적인 판단이 작용될 수밖에 없다고 인정합니다.

[A지역 측정소 담당자 : 때에 따라 저희가 이상자료로 넣을 때도 있고요. 그건 저희 판단하에서 하는 거죠.]

특히 측정소 주변에 공사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도 제외할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B지역 측정소 담당자 : 도로공사를 한다거나 이런 인위적인 영향이 있으면 날리든가. 명문화된 건 없어요. 낮은 건(수치) 뭐 날리진 않죠.]

결국 도로공사나 건설공사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지속되는 경우, 이 주변의 미세먼지 농도는 통계치에서 빼는 경우가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실제로 시민들이 들이마시는 공기중 미세먼지 농도는 높지만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통계치에서는 빠지는 겁니다.

전국에 설치돼 있는 320여 개 미세먼지 측정소의 위치도 문제로 꼽힙니다.

환경부 지침은 미세먼지 측정소 높이를 1.5m에서 10m 높이 이내로 규정하고 있지만 측정소 절반 가까이가 이를 어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각 지자체가 임대료와 소음 등의 이유로 공공기관 옥상 등 높은 곳에 설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부가 허용하고 있는 측정소 높이의 최대 4배에 가까운 곳에 설치된 한 지자체 미세먼지 측정소.

지상 39m 옥상 위에 설치돼 있는 대기오염 측정소 바로 앞에서 미세먼지를 직접 측정해봤습니다. 측정 결과 '나쁨' 단계에 해당하는 132를 기록했습니다.

옥상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가 지상과는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이번에는 시민들이 많이 오가는 지상 높이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매우 나쁨'수준에 해당하는 164를 기록해 옥상에서보다 약 20% 정도 높았습니다.

[김윤신 석좌교수/건국대 환경공학과 : 바람의 세기, 바람의 방향에 따라 높아질수록 오염도가 확산돼, 훨씬 낮게 측정값이 나올 수 있는 거죠.]

독일 등 유럽에서는 보행자들이 오가는 길가에 측정기를 설치하도록 하고, 미국의 경우 측정기 높이는 물론 각도까지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측정소 개수가 적은 지방의 경우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의 정확도는 더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 면적의 12배가 넘는 충남에는 측정소가 서울의 1/5에 불과한 7곳 뿐입니다.

측정소간 간격이 최소 9km 이상인 지방의 경우 한 곳의 측정값이 대표성을 갖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진이 서울 송파구 측정소와 불과 2km 떨어진 곳에서 미세먼지를 직접 재봤더니 ㎥당 각각 171㎍과 101㎍로 큰 차이가 났습니다.

[임영욱 부소장/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 실제 국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공간보다 월등히 낮은 농도를 국가에서 모니터링 자료로 활용해서 그걸로 정책 결정을 하다 보니까… 이건 사실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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