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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휴일지킴이 '허점'…문 닫힌 '당번 약국'

입력 2015-07-2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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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약국들도 당번을 섭니다. 야간이나 휴일에 환자들을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당번을 빼먹는 약국들이 꽤 많다고 하는군요. 이 당번 약국제도는 9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건데, 이렇게 구멍이 많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는 건지 밀착카메라 강신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휴일에 자전거를 타다 다친 최슬기 씨는 약국을 찾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최슬기/서울 삼전동 : 다른 약국을 가려다가 전화를 했는데 받지를 않더라고요. 그래서 급하게 발을 돌렸는데 진짜 다행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휴일과 어두운 밤 문을 연 약국.

밤 11시가 다 되어가는 데도 이렇게 약국 문이 열려 있는 것은 약사들이 자발적으로 휴일과 야간에 돌아가면서 당번을 서는 이른바 휴일 지킴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승자/서울 서초동 : 응급실 그냥 그대로 (가면) 막 순서 밀려서 기다리고 있어요. 이렇게 늦게까지 하면 너무 좋아요. 우리는 참 좋아.]

주 5일제 도입으로 약국 운영시간이 단축되면서 2007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도 있습니다.

이곳은 서울 마포구입니다. 인근에 어떤 약국이 영업을 하고 있는지 이 서비스를 통해서 한번 검색을 해보겠습니다.

이들 가운데 제일 가까운 약국을 찾아가 봤습니다.

검색한 약국 앞에 나와 있습니다. 여기에는 12시까지 영업을 한다고 되어 있는데 보시는 것처럼 문이 닫혀 있습니다. 지금 시각은 9시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당번 약국들도 확인해봤습니다.

이 약국은 여기 있는 안내문에 따르면 11시까지 문을 열도록 되어 있는데 이미 2시간 전에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시민들의 휴일을 지켜준다는 상당수 당번 약국들이 약사들의 휴일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약국은 어제 휴일지킴이 약국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왜 당번을 서지 않은 걸까요? 이런 약국들을 찾아다니면서 이유를 물어보겠습니다.

[A약국 약사 : (어제 여기 휴일지킴이 약국이던데요?) 우리 당번이 아닌데 저는 그냥 요즘은 상관없이 막 문 열거든요?]

[B약국 약사 : 원래 휴일 근무하시는 약사님 따로 계시거든요? 그분이 아마 시간이 5시까지…가능해서 다섯 시까지 하는 거로 알고 있어요.]

[C약국 약사 : 갑자기 내가 졸린 데 어떻게 해요. 너무 몸이 힘든데…그 전날 일이 있어가지고…]

당번인 줄을 몰랐다거나 약국 개별 사정을 듭니다.

휴일지킴이약국의 인터넷 시스템이 잘못됐다고도 말합니다.

[약사 : 그게 왜 떴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휴일지킴이 한다고)신고 안 했는데.]

이렇다보니 스마트 폰 앱도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검색은 되지 않지만 열려 있는 약국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오류가 많은 건지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는 대한약사회를 찾아가봤습니다.

[윤영미/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 : 보완해야 될 게 많은 게 사실인 것 같네요. 인지하고 있고요.]

당번을 지키지 않는 약사들에 대해선 자성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윤영미/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 : 경영수지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하겠다고 휴일지킴이가 되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약사들도 불만입니다.

[약사 :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봐. 병원도 문 안 열고. 공휴일날 문을 열어도 사람이 안 오는데.]

이렇게 불은 켜져 있지만 약사도 없고 문은 닫혀있습니다. 오락가락한 휴일지킴이 약국시스템에 단면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허점투성이 시스템의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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