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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국 남녀평등 지수 117위…정말 최하위국?

입력 2014-10-29 22:27 수정 2014-10-29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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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회적 이슈가 된 내용, 중요한 인물들의 발언을 심층적으로 파헤쳐 사실관계를 따져보는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저희도 어제(28일) 이 내용을 단신으로 내보내 드렸는데 WEF, 그러니까 세계경제포럼에서 매년 발표하는 남녀 성평등 격차 순위가 있습니다. 우리가 거의 최하위 수준이었습니다. 117위로 나와 있기 때문에 140 몇 개 국가 가운데.

[기자]

맞습니다.

[앵커]

여기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걸 좀 따져봐야 된다, 이런 내용이죠?

[기자]

네. 용기를 내서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가져왔는데요. 일단 그 발표 내용부터 한번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순위가 쭉 나오는데 1위는 아이슬란드였고 2위가 핀란드, 3위가 노르웨이, 짐작할 수 있는 대로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이 9위, 중국이 87위였는데 우리나라는 117위, 지난해보다 6계단 하락했습니다.

[앵커]

6단계 하락했다고 해서 지난해가 그러면 높았던 것도 아니잖아요. 불과 6단계 위였으니까. 왜 이렇게 계속 하위권을 맴돌고 있습니까?

[기자]

평가 세부항목을 따져볼 필요가 있는데요.

남성에 비해 여성의 사회참여가 얼마나 되냐, 얼마나 버느냐, 교육을 받느냐 등을 평가한 건데요. 보시는 것처럼 다 이렇게 순위가 100위 안팎입니다.

식자율이나 초등교육을 얼마나 받느냐 하는 항목도 썩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앵커]

다른 건 좀 이해가 갑니다. 조금 아까도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고위 여성 비율 113위. 여성이 거의 없다고 하잖아요. 있어도 그 집안의 자녀라고 하니까. 그러면 보면 식자율은 글을 읽거나 쓰거나 하는 그런 능력인데 우리가 이게 22위밖에 안 된다는 건 좀 이해가 안 가는데요.

[기자]

그 부분이 가장 논란이 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약간의 소수점 차이는 있더라도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비율이 남녀 각각 99%나 됩니다.

그런데 이 항목에서 1위한 곳이 어디냐, 레소토라는 곳인데, 이 나라에선 글을 읽을 수 있는 남성이 66%, 여성이 85%입니다.

여성 쪽만 놓고 보면 글 읽을 줄 아는 여성이 한국에 훨씬 더 많은 건데, 레소토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요, 여성의 숫자가 남성보다 더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절대적 수준보다 남성과의 상대적 수준을 중요하게 본 거죠.

[앵커]

그렇게 보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 그런 얘기인데. 레소토는 그런데 남성이 어떻게 66%밖에. 여기 남성분들은 뭐하는데 이렇게 안 되는 건지.

[기자]

그렇습니다. 레소토라는 나라, 익숙하지 않은 분들 많으실 텐데요, 남아프리카공화국 한가운데 위치한 고산지역 국가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남성들이 나라 밖으로 많이 떠나는데, 아버지나 남편이 없는 가정이 50% 이상입니다.

어찌 보면 글 읽는 여성이나 교육받은 여성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그러다 보니 전체 양성평등 순위도 38위, 우리보다 훨씬 높습니다.

또 나라별 특수한 환경이 반영 안 된 게, 대학 진학률인데요.

WEF 자료상으로 우리나라 남성의 대학 진학률은 111%나 되는데, 여성은 84%에 그쳐서 순위가 100위 밖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앵커]

이것도 이해가 안 가는 게 남성이 111%라면 이게 어떻게 논리적으로 가능합니까? 뭐 한꺼번에 두 군데 학교를 다니는 것도 아니고.

[기자]

그래서 저 111%라는 비율이 어떻게 나온 것이냐를 보기 위해서 저 비율 구하는 방법을 좀 설명을 드릴 텐데요.

일단 만 18세에서 22세까지 남성과 여성을 저렇게 분모로 둡니다.

그런 다음에 나이와 상관없이 전체 대학생 중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을 또 각각 분자로 해서 대학 진학률을 구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남자에서 군대 가 있는 휴학생도 모두 대학생으로 간주를 했기 때문에 이렇게 남성의 대학 진학률이 확 높아진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몇 번 지적이 있었는데요.

지금도 계속 반영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보면 억울한 측면이 사실 좀 있는데 다른 나라들도 아마 비슷하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나라도 있을 것 같고. 그런데 WEF는 기준을 안 바꾸나요.

[기자]

저도 그 부분에 있어서 궁금해서 전문가에게 직접 물어봤는데요. 그 이야기 잠깐 듣고 가시죠.

[주재선 연구위원/여성정책연구원 : 남성 대비 여성이 얼마나 되는가를 격차로 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국제기구들은. 그러다 보니까 차이가 나면 그 차이가 불평등이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죠. 아프리카나 이런 국가들은 여성이 상대적으로 조금 높다 보니까 그 나라들이 다 만점을 받아버리니까 우리나라가 이렇게 낮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고요.]

[기자]

세계경제포럼도 리포트 서문에서 여러 가지 한계를 자기들도 알고 있지만 전 세계 남녀 격차, 여러 가지 격차를 줄이는 게 이 리포트를 목표이기 때문에 이런 기준을 계속 쓸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앵커]

앞에 1부에서 저희가 잠깐 아까 말씀드렸습니다만 국내상장사 여기에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회사가 열 곳 중 한 곳 정도. 너무 적습니다, 사실. 그것도 또 대부분은 그 사주의 자녀나 그러니까 딸이겠죠. 그렇게 된다는 얘기인데, 우리 사회 그런 유리천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분명히 문제는 있어 보이지 않느냐 하는 건데 세계경제포럼의 기준을 만일 고친다고 한다면, 고친다고 해서 한국의 양성평등 순위가 그러면 만족할 만큼 올라갈 것이냐, 그렇지는 않은 측면이 분명히 있죠?

[기자]

네, 지금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그 내용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면 국내 상장사에서 등기부 등본에 올라 있는 사내 이사가 한 4500명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이 중 여성의 비율이 1.9%에 불과한 거죠. 지금 보시는 것처럼 미국은 14%, 독일 14%, 프랑스 18%까지 됩니다.

이런 유럽 국가에 비해서 정말 초라한 숫자인데요.

사실 이런 모습, 이런 현상 이번 세계경제포럼 자료 속에서도 사실은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전체 평가에서 1위를 한 아이슬란드와 한번 비교를 해 볼 텐데요.

남성 대비 여성 고위 임원의 비율이 아이슬란드는 67%나 되는데, 그러니까 남자 임원 100명당 여자 임원이 67%나 된다는 거죠.

그런데 그 숫자가 한국은 12%밖에 안 됩니다.

의회에 진출한 여성 비율이나 임금 격차도 거의 마찬가지 수준인데요.

이렇게 볼 때 우리가 117위다, 최하위권의 후진국이라며 너무 자학할 필요도 없지만 또 양성평등에 있어서 분명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도 분명히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앵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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