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순실 씨의 은닉 재산문제를 오랫동안 추적해왔던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독일에 다녀온 얘기를 추가로 밝혔죠.
오늘(8일) 국회 발제는 이 문제를 놓고 얘기해보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제가 연초까지만 해도 '최태민-최순실 일가' 발제 전담하면서 최태민씨 일가 가계도를 줄줄 외울 정도였는데, 최근에 박사모 같은 친박단체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한동안 다루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순실 씨네와 관련해 상당히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정치부회의>가 키워낸 스타, 민주당 안민석 의원에 의해서 말이죠.
안민석 의원이 지난주 독일 다녀왔습니다. 출국 전 '독일 왜 가냐' 물었더니, "최순실 차명재산 찾으러 간다"고 하더군요. 잘 다녀오라고는 했지만, 그게 되겠나 싶었습니다.
어쨌든 안 의원은 독일 교민사회를 이잡듯 뒤지고 다녔답니다. 그래서 바로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왔다고 합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윤회와 최순실이 당초 알려진 것처럼 1995년이 아닌, 1992년에 결혼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해 두 사람과 함께 독일에 '유벨'이란 회사를 세웠던 유준호라는 분에게 직접 만나서 들었던 내용입니다.]
92년도 결혼? 그동안 알려진 얘기와는 전혀 다릅니다. 첫 결혼에 실패한 최순실 씨가 지인 소개로 대한항공 보안요원으로 있던, 역시 돌싱이었던 정윤회 씨를 기내에서 만나는, 이른바 '에어팅'을 한 뒤 사귀게 됐고, 정유라를 덜컥 임신해 95년에 결혼했다는 게 정설이었습니다.
그런데 안민석 의원에 따르면, 1992년 정윤회-최순실 부부 결혼식에 초대를 받은 교민 동업자 유준호 씨가 식장인 강남 모 호텔 결혼식장에 갔더니, 최태민 일가 직계가족 약 20여 명만 참석한 조촐한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다는 겁니다.
식장에 '축 결혼'하는 현수막도 걸려있었다는군요. 의문이 생겼습니다, 혹시 95년 결혼식을, 너무 옛날 일이라 92년으로 착각한 게 아닌가 말이죠.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 (유벨몰) 창업한 그해에 초대를 받았다고 했으니까 연도를 착각할 리가 없겠죠. 특히 정윤회 최순실과 함께 결혼식을 마치고서, 강원도로 신혼여행지까지 따라갔다고 하니까. 연도를 착각할 수는 없을 겁니다.]
신혼여행을 따라가셨군요. 최순실이 유 씨에게, 결혼식에 앞서 특별한 당부도 하더라는 겁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 최순실이가 '아버지 최태민이가 정윤회를 사업가로 알고 있으니까 대한항공 보안요원이었다는 얘기를 해선 안된다'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다는 겁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유준호 씨는 식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본 기억이 없다고 했답니다. 2006년 커터칼 피습 직후, 아픈 몸을 끌고 최순득 씨 딸 장시호 결혼식에까지 갔던 박 대통령이 왜 친동생같은 최순실 결혼식에는 가지 않았던 걸까요.
만약 독일 교민 유준호 씨 증언대로, 정윤회-최순실이 92년도 독일에 회사를 공동으로 세우고, 또 같은해 결혼식을 올렸다면, 두 사람 인연은 80년대 후반까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겠죠. 또 96년생이라는 정유라 씨 출생 연도 관련 논란도 재연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안민석 의원 주장처럼 '재산 독일 은닉설'이 한층 더 설득력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특검 수사 결과처럼, 박 대통령과 최순실이 '경제적 공동체'였다면, 대대적인 사정이 예고됐던 YS 문민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또 박 대통령이 형제들과 불화로 육영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 재산분쟁이 한창이던 1992년은 뭔가 이들에게도 '플랜B'가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거죠.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 < "정윤회·최순실, 92년에 결혼"…독일 재산은닉 퍼즐 풀리나?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