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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이해찬-김종인…"법 지켜야" vs "과거 경험대로"

입력 2020-06-03 18:27 수정 2020-06-03 18:42

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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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조금 전에 추경하고 여야 원구성 협상이 연결되어 있다라는 얘기를 했는데, 지금 협상 자체는 지지부진하죠.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5일, 이번 주 금요일 국회를 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개원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다음 주엔 상임위 구성도 마치겠다며 통합당을 압박했는데요. 오늘(3일) 첫 만남을 가진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에게도 법은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김 위원장은 관례를 강조했다고 하는데요. 최 반장 발제에서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민주당이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등과 함께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이틀 뒤면 21대 첫 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민주당 투톱,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일제히 이날 국회를 열고 국회의장을 선출하겠단 입장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법에 따라 국회 문을 여는 것이 협상과 양보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을 드립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6월 5일에 국회의 문이 활짝 열리면 법을 지키지 않는 정당이 아무리 아우성친다 하더라도 일하는 국회를 위한 개혁의 발걸음은 잠시도 멈출 수 없습니다.]

김 원내대표가 말한 법을 지키지 않는 정당, 통합당을 겨냥한 것이겠죠. 하지만 주호영 원내대표는 통합당이 법을 지키지 않는 게 아니라 5일 국회를 열라고 한 국회법은 훈시 규정, 쉽게 말해 가급적 지키면 좋지만 지키지 않아도 되는 규정이라고 했는데요. 관례에 따라 본회의는 교섭단체가 합의해 여는 것이 원칙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여야 원내대표가 이렇게 입장차만 보이며 합의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느냐? 그렇진 않습니다. '오늘 밤에 아무도 모르게' 만나고 있습니다. 물론 만난 소식은 다 공개되고 있죠. 지난달 29일 저녁에 이어 어젯밤에도 만찬 회동을 가졌습니다. 사실 이런 편한 자리에서 만나면 서로 진솔한 얘기도 하면서 합의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법도 하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특히나 첫 만남에선 소주를 곁들인 회동을, 그리고 어제 만남에선, 막걸리 한잔을 함께 하기도 했는데요. 이러다가 합의는 하지 못하고 여야 원내대표가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함께 하면서 술만 늘어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민주당이 예고한 5일까지는 이제 이틀 남았는데요. 그 전에 막걸리 한잔 더하면서 원구성까지 합의에 이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주 특별한 인연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났는데요. 영상으로 잠깐 보시죠.

[비대위원장님 오시니까 카메라가 전보다 2배가 늘었어.]

두 사람의 만남이 왜 특별하냐고요? 악연 때문입니다. 첫 악연은 3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두 사람은 서울 관악을에서 맞붙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재선 의원이었고, 운동권 출신 30대 이해찬 대표가 도전장을 던졌는데, 결과는 이 대표의 승리였죠. 그러고 나서 2016년 20대 총선에 악연이 이어집니다. 당시 문재인 대표로부터 민주당 전권을 넘겨받은 김 위원장은 이 대표를 공천에서 컷오프합니다. 여기에 반발한 이 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7선 고지에 올랐고, 추미애 대표 시절 당에 복귀했죠. 그리고 김 위원장은 의원직을 던지고 당을 나갑니다. 그래서 오늘 이런 묘한 말도 나왔죠.

[지난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어요. 이번에 여기 찾아오게 되니까 참 기분이 상당히 조금 이상한데.]

그리고 세 번째 악연은 바로 21대 총선이었죠. 김 위원장이 선거 직전, 통합당 선대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했지만,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에 참패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한 사람은 거대 여당 대표로서, 또 한 사람은 선거에 참패한 당을 재건하기 위해 등판한 비대위원장으로 만났습니다. 둘 다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원내대표 간 합의하지 못했던 국회 개원 문제를 강조했습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우리 이 대표께서 7선에 지금 의회의 가장 관록이 많으신 분이니까. 과거의 경험을 보셔가지고 빨리 정상적인 개원이 될 수 있도록 협력을 해주십시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6월 5일 날 원래 이제 하도록 되어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법은 지켜가면서 또 협의할 건 협의하고…]

김종인 위원장 얘기를 좀 더 해보면요. 김 위원장은 통합당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첫 번째 카드로 경제 이슈를 꺼내 들 것으로 보입니다. 보수 정치권에선 낯선 개념인 기본 소득인데요. 그는 보수가 자유를 지향하지만, 법 앞에 평등과 같은 형식적인 자유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물질적인 자유를 극대화시키는 게 기본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배고픈 사람이 길을 가다가 빵집을 지나가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굽는 걸 보고 그게 먹고 싶어. 먹고 싶은데 돈이 없기 때문에 먹을 수가 없어요. 그럼 그 사람한테 무슨 자유가 있겠어? 그런 가능성을 높여줘야지 물질적 자유라는 게 늘어나는 거 아니에요?]

설명해드리면요. 국민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겁니다. 보편적 복지는 진보, 선별적 복지는 보수라는 도식을 깨면서 진보를 능가하는 이른바 '진취'를 내세워 보수의 혁신을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김 위원장이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 또 하나의 가치는 바로 이겁니다. 바로 영호남 화합, 호남 민심 잡기입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통합당은 호남에 후보를 절반도 내지 못했고, 득표율은 4%에 그쳤습니다. 반면 민주당이 영남에서 35%를 득표하고, 7석을 얻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그러다 보니 호남, 또 호남 출신 수도권 민심을 얻기 위한 각종 정책을 마련할 것을 보이는데요. 특히나 당내 호남 출신 비례의원을 중심으로 호남 인재 등용도 적극 나설 가능성 커 보입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32년 '악연' 서로 "협력 당부"… 5일 개원 합의 가능할까?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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