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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제천 화재 이후에도…여전한 불법 주차

입력 2017-12-26 21:49 수정 2017-12-26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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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북 제천 화재 당시 도로에 불법으로 주차된 차들 때문에 구조작업이 지연돼서 논란이 일었지요. 그런데 화재가 발생한 지 닷새 째인 지금도 불법 주정차 실태가 여전합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주 화재가 발생해 29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주변입니다. 오늘(26일)로 참사 닷새째인데요. 제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골목은 이 아래쪽에 보이는 것처럼 중앙선이 있는 왕복 차선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양옆에 이렇게 차들이 세워져 있는데요. 바닥을 보면 주차장 표시가 별도로 있는 게 아니라 일반 차선에 그냥 세워놓은 겁니다.

그 때문에 이 도로는 지금 현재 차 한 대만 지나갈 수 있는 일 일방 통행로가 되어버렸고요. 만약에 오늘 똑같은 화재가 발생한다면 적어도 이 골목으로는 구조 차량이 진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세워진 차량 사이로 승용차 한대가 가까스로 지나갑니다. 맞은편에서 차라도 오면 지그재그로 곡예 운전을 해야 합니다.

참사 당일(21일)에도 스포츠센터 앞에 세워진 차 한 대 때문에 구조 작업이 크게 지체됐습니다.

소방차는 여러 번 진입을 시도했다가 결국 주변 골목으로 돌아 반대쪽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가장 빠르게 우회할 수 있는 길로 운전해봤습니다.

약 500m를 돌아가는 동안 도로 곳곳에는 세워놓은 차들이 나옵니다.

단속구역도 예외가 아닙니다.

스포츠센터에서 딱 한 블록 떨어진 도로입니다. 도로에는 이렇게 주정차 단속 구간임을 알리는 경고판까지 있는데요. 모퉁이만 돌면 곧바로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취재진을 본 운전자는 곧바로 현장을 떠납니다.

[운전자 : 지금 농협 볼일 보느라 바빠요. 죄송합니다. (여기 주차하면 안 되는 거 아셨어요? 아셨어요?)]

이곳의 불법 주정차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참사 이튿날(22일) 촬영한 영상에서도 뻥뚫린 구간은 찾기 어렵습니다.

단속용 cctv가 설치된 곳도 불법 주정차 차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참사 현장에서 불과 몇 분 떨어진 초등학교 앞의 골목입니다.

위에는 무인카메라로 불법 주·정차를 단속 중이라는 안내와 아래쪽에는 적발 시에 견인을 할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있는데요.

여전히 세워져 있습니다. 한 번 차주한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왜 세워놨는지 물어보겠습니다.

[운전자 : 지금 여기 은행에 잠깐 들어와서요. (바로 옆 주차장은요?) 아니, 그렇긴 한데 잠깐이면 돼서 금방 들어갔다가… ]

차를 세워둔 또다른 운전자는 취재진을 보고 뒤늦게 차를 뺍니다.

[운전자 : 주차장이 지금 이 시간에 꽉 차서… (자리는 좀 있던데요.) 그럼 갈게요.]

부족한 주차 공간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인근 주민 : 주차 공간이 없어서 그래요. 단속은 뭐, 지방이라서. 그렇잖아요. 어디 뭐 주차할 데를 만들어 놓고 단속을 해야지. 그런 것 없이 단속만 해서야 되겠어요?]

어제(25일) 불이 났던 경기도 수원 광교 공사 현장에서도 도로에 세운 차들로 소방차가 애를 먹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구조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공하성/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우리나라 소방법에도 불법주차된 차량에 대해서 이동시키거나 차로 밀어붙일 수 있는 권한까지 가지고 있지만, 소송에 휘말릴까 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제천시는 경찰과 협조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천시 관계자 : 저희들이 다중집합소인 건물이나 지역에 대해서는 순찰을 강화하는… ]

도로 한쪽을 차지하고있던 차들만 아니었다면 진압과 화재 구조는 훨씬 더 빨리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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