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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경환이 인턴 채용 지시" 뒤집힌 법정 진술

입력 2016-09-22 18:47 수정 2016-09-2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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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경환 의원실 인턴 출신이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불법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박철규 당시 이사장이 "최 의원의 외압이 있었다"고 시인했습니다. 박 전 이사장은 그동안은 최 의원의 외압 의혹을 부인해왔는데, 어제(21일) 법정에서 진술을 정면으로 뒤집었죠. 검찰은 그의 발언을 기초로 해서 최 의원을 무혐의 처리했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나온 진술로 재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데, 오늘 여당 발제에서 이 문제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전국에 계신 50만 취업준비생 여러분, 제가 지금부터 기적 같은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서류전형에서 2299등을 했던 지원자가 최종 합격자 36명에 들어간, 거짓말 같은 이야기입니다.

취업 문제로 힘드신 여러분들은 도무지 믿기 힘든 이야기일 텐데,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이름하여 '최경환 인턴의 기적'입니다.

여기, 황 모씨란 취업준비생이 있습니다. 황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경북 경산에 있는 최경환 의원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6월 중소기업진흥공단, 그러니까 '중진공'에 입사지원서를 냅니다.

경쟁률은 무려 125대 1. 최종 36명을 뽑는데, 4500명의 지원자가 몰렸습니다.

공단은 우선 1차 서류전형에서 170명을 뽑기로 했습니다. 황씨는 2299등을 했습니다. 당연히 탈락이죠. 그런데 황씨의 기적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중진공은 2299등이었던 황씨를 1200등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그래도 턱없이 모자라자 어학점수 등을 조작해 다시 176등으로 올려줬습니다.

하지만 서류 커트라인은 170명이었고, 이제 더 이상은 끌어올리기 힘들었는지, 아예 서류 합격 인원을 176명으로 늘려서 황씨를 합격시켰습니다.

자, 이렇게 겨우 서류합격은 시켰는데, 2차 인적성 검사에서도 황씨는 164등, 최하위권이었습니다. 결국 최종 36명에 들어가지 못하자 결과를 조작해 36등 안에 들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외부 심사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황씨는 내부적으로 탈락이 결정됐습니다.

이 때가 2013년 7월 31일, 중진공이 아직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기 전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8월 1일 박철규 당시 중진공 이사장이 국회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온 뒤 황씨가 합격자로 둔갑됩니다.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친박 실세인 최경환 의원의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김범규 전 부이사장/중소기업진흥공단 (지난해 10월 8일) : (박철규) 이사장님께서도 (의원실에) 가실 때는 안 되겠다 라는 그런 말씀을 전달하러 가셨는데 결국은 돌아오셔서는 지시를 권태형 실장한테 그냥 시켜라 이렇게 해서 입사가 되게 된 것입니다.]

[이원욱/당시 새정치연합 의원 (지난해 10월 8일) : 강한 지시에 의해가지고 그 다음 8월 31일날 합격자 발표에 포함시켰다 이 얘기인 거죠?]

[김범규 전 부이사장/중소기업진흥공단 (지난해 10월 8일) : 네, 그렇습니다.]

감사원은 황씨의 취업특혜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최경환 의원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원욱/당시 새정치연합 의원 (지난해 10월 15일) : 8월 1일 저녁 2013년이요. 박철규 이사장 만나셨습니까? (만난 적이 전혀 없습니다.)]

[최경환/당시 경제부총리 (지난해 10월 15일) : (그러면, 감사원 감사보고서는 거짓말입니까?) 제가 거짓말이라고 또 말씀드린 적은 없습니다. 없는데, 저는 저하고 아무 상관없는…]

박철규 전 이사장도 검찰 조사에서 "최 의원을 만난 적은 있지만 채용 청탁은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진술을 근거로 검찰은 지난 1월 최 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자, 그런데, 어제 법정에서 박 전 이사장이 진술을 180도 뒤집었습니다. "최 의원이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어제 검찰 신문 과정에서 박 전 이사장이 내놓은 진술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보겠습니다.

< 박철규 전 이사장 법정 진술 재구성 (음성대역) >

[박철규/당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 황씨가 2차까지 올라왔는데 외부 위원이 강하게 반발합니다. 불합격 처리하는 게 좋겠습니다.]
[최경환/새누리당 의원 : 내가 결혼시킨 아이인데 그냥 하세요. 믿고 써보세요.]
[박철규/당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 비정규직으로 있다가 내년에 다시 응시하면 어떨까요?]
[최경환/새누리당 의원 : 그냥 하세요.]

하지만 박 전 이사장을 만난 적도, 외압을 행사한 사실도 없다는 게 지금까지 최 의원이 밝힌 해명입니다.

야당은 "검찰이 최 의원을 재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검찰도 관련 사건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입만 열면 너는 매일 거짓말
눈만 뜨면 너는 매일 거짓말
틈만 나면 너는 매일 거짓말
이제 나는 알았어
그럴 줄 알았어'

B1A4의 '이게 무슨 일이야'란 노래입니다. 최경환 의원은 경제부총리 시절 "청년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강조해온 분입니다. 박 전 이사장의 법정진술이 사실이라면, 최 의원은 거듭된 거짓말로 취업준비생들에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절망감을 안겨준 셈입니다.

박 전 이사장과 최 의원 가운데 누가 거짓말을 한 건지, 재수사를 해서라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최경환이 인턴 채용 지시"…뒤집힌 법정 진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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