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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초대기업·초고소득자 '증세 논의' 시동 건 여권

입력 2017-07-21 17:53 수정 2017-07-2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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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권이 증세 논의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세금을 올리는 문제는 정말 민감한 이슈인데요. 일단 여당과 청와대가 보조를 맞추면서 공론화에 나섰습니다. 임소라 반장이 추미애 대표가 어제(20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제안한 증세 방안을 살펴보고, 현재 논의와 전망도 해보겠습니다.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시한 증세 방안은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로부터 법인세와 소득세를 더 걷는다는 겁니다.

법인세율에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25%의 세율을 적용하고요. 소득이 5억원이 넘는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현행 40%에서 이렇게 42%로 인상하는 겁니다. 추 대표는 특히 이런 법인세 개편을 통해 2조 9300억원의 세수를 더 거둘 수 있을 거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어제 국가재정전략회의 직후 청와대는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런 추 대표의 증세 건의 내용을 아주 자세히 공개했습니다. 제가 직접 실물을 가져오지는 못했는데요. 보시는것처럼 서면 브리핑 내용 전체가 추 대표의 발언으로 채워졌습니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증세 논의에 물꼬를 트기 위해 여당은 총대를 메고, 청와대는 기다렸다는 듯이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입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런데 내년이 지방선거예요. 그런 거 신경 쓰이지 않으세요? 증세 얘기만큼 민감한 게 없는데.) 아니요. 초고소득자 그리고 초대기업에 세금 더 걷는 게 지방선거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 오히려 이렇게 해서 여기서 걷어지는 재원을 가지고 중소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비용으로 쓰자…일한 만큼 대가를 줘서 내수가 돌아가게 만들어야 되는데 이런 것들이 지나치게 대기업으로 몰려있거든요. 사내 유보금만 늘어나고…]

여권에서 증세 논의에 불을 당긴 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었습니다. 어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김 장관은 "복지는 확대하면서 표 걱정을 해서 증세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느냐"며 한마디로 증세 논의에 '솔직해지자'고 이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

모두발언 후…

[김부겸/행정안전부 장관 (어제) : 부총리님! 제가 10시 반에 국회에 가야 해서… 제가 조금 한 말씀 드리고…]

[김동연/경제부총리 (어제) : 예, 그렇게 하시죠. 장관님 잠시만요, 기자들을…]

[김부겸/행정안전부 장관 (어제) : 있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허리띠를 졸라매서 몇 십조를 조달하겠습니다. 없는, 해내지도 못하는 지하경제를 활성화해서 뭐를 해내겠습니다. 자꾸 이런 이야기 하지 마시고요. 소득세 세율 조정이라든가 혹은 세율 인하 등등을 가지고 좀 더 정직하게 이야기를 해서 증세 문제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이제는 국민들에게 토론을 요청하는 게 어떠냐 하는 거고요. 행자부 장관이 던지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주제입니다만 제가 국회에서 아직까지 기획재정위원으로 있다는 건 알고 계시죠? 그래서 문제 제기를 한 번 하고…이 문제는 저보다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훨씬 더 용감하시죠?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이런 김부겸 장관에 대해서 '소신있는 장관이다'고 공개적으로 칭찬했습니다.

자신이 내야 할 세금이 늘어난다고 할 때 좋아할 사람은 없겠죠. '조세 저항' 문제가 만만치 않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증세 없는 복지'라는 역설적인 신조어를 등장하기도 했었죠. 여권에서 정부 출범 시작부터 증세 논의를 열어놓고 출발했다는 점은 평가할만 합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13년 8월 20일) : 최근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이 있는데 정부가 국민에 대해서 가져야 될 기본 자세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부담을 적게 해드리면서도 국민 행복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무조건 증세부터 얘기할 것이 아니라 먼저 지하경제를 양성화해서…]

당장 다음달 초 기획재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올해 세법개정안에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그런데 국회 논의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당장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법인세율 인상은 자유한국당이 특히나 반대하는 부분입니다.

[이현재/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 100대 과제를 발표하면서 소요예산이 178조원이라고 밝히며 증세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불과 하루 만에 증세 없이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무리한 날림 공약임을 정부가 스스로 자인했습니다. 사전에 조율된 잘 짜인 각본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35%에서 15%로 파격적으로 낮추면서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인을 고용하라고 부추기고 있습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여권발 증세 논의에는 신중한 입장을 현재까지 보입니다.

한편, 청와대에서는 어제에 이어 국가재정전략회의가 비공개로 개최됐는데요. 오늘이 마지막 날입니다. 4차 산업혁명, 저출산 극복 대책이 논의됐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초대기업·초고소득자 증세 시동 나선 여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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