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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일본 대지진 그후…후쿠시마 원전을 가다

입력 2014-03-10 08:42 수정 2014-03-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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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3년. 일본 정부는 괜찮다, 안전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현지 상황은 어떤지, 우리에게 방사능 위협은 어느 정도인지, 집중 점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김현기, 서승욱 두 일본 특파원의 보도 보시고요, 이어서 이곳에 직접 다녀온 강동원 의원, 그리고 한림대 의대 주영수 교수와 자세한 얘기 해보겠습니다.

[기자]

지난해 9월. JTBC 취재팀이 찾은 후쿠시마 원전 부근의 마을은 말 그대로 폐허 상태였습니다.

원전 1km 앞에서 측정한 방사능 수치는 시간당 21마이크로시버트. 기준치인 0.19마이크로시버트의 110배에 달하는 양입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달 23일, 국내 언론으론 처음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100여m 앞바다까지 근접 취재를 시도했습니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의 히사노하마 항구.

3년 전 대지진 당시 엄청난 쓰나미가 몰려와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됐던 곳입니다.

[(오늘 파도는 어떻습니까. 잔잔한가요) 문제없어요.]

출발한 지 1시간이 지나자 멀리 후쿠시마 제1원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진과 함께 원자로 냉각기능이 멈추면서 방사능이 대거 유출됐던 곳입니다.

긴장이 엄습합니다.

즐비하게 늘어선 공사용 크레인과 일부 무너진 외벽은, 3년 전 사고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원전과 거리가 100m정도 밖에 안되는 방파제쪽으로 접근했습니다.

측정기를 들여다보니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의 10배까지 올라 있습니다.

제방 주위로 배를 돌려봅니다. 수십m를 옮겼을 뿐인데 방사능 수치가 방금 전의 10배까지 치솟습니다.

6개월 전 후쿠시마 제1원전 1km 거리에서 측정됐던 수치와 정확히 같은 양입니다.

이번엔 히사노하마에서 차로 30분 거리의 수산물 센터를 찾았습니다.

네덜란드산 전갱이, 알래스카산 홍살치 등 수입산만 즐비합니다.

[시오노 가즈히로/상인 : (아직도 후쿠시마산 수산물은 없어요?) 없어요. 없어요. 효고현 것이라든가 그런 거 밖에.]

[(수산물 사실 때 걱정이 됩니까?) 걱정돼요. 원전 문제가 있으니, 아이들 건강 신경쓸 수 밖에요.]

'안전'을 호언장담하는 일본 정부지만 주민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다음날 새벽. 취재진은 한국 언론 최초로 후쿠시마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상태를 측정하는데 동행했습니다.

이날 잡을 어종은 시라우오, 우리말로 뱅어입니다.

원전에서 가까운 바다에 사는데 3년 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조업이 금지돼왔습니다.

이번 측정에서 방사능이 나오지 않으면 시험 조업을 한 후 소량이나마 시장에 내다 팔 수 있게 됩니다.

[요시다/선장 :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겁니까?) 제2원전 남쪽. 거기서 (뱅어)샘플을 잡으라는 게 지시니까. 함부로 못해요.]

드디어 제2원전 부근에 도착했습니다.

그물을 걷어올리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5분.

적지 않은 뱅어와 함께 농어 두 마리가 따라 올라왔습니다.

농어는 일본 정부가 출하를 금지시킨 40종에 포함돼있습니다.

[이와키/어업협동조합 직원 : (오늘 잡힌 것은 모두 검사 하는 것이죠?) 검사라고 할까요. 일단 1차 처리를 하는 거죠.]

1주일 뒤 취재팀은 수산시험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일단 뱅어와 꽃게에선 세슘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후지타/후쿠시마현수산시험장 환경부장 (1년밖에 못 사는)지금 잡히는 뱅어들은 작년 봄에 태어난 것으로 원전 사고 경험이 없어 아주 수치가 낮습니다.]

하지만 농어는 달랐습니다.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1kg당 200베크렐.

일본 정부가 정한 기준치 100베크렐의 두 배가 검출된 겁니다.

여기에 더 큰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세슘이 발견되지 않아 시험 조업이 시작됐던 유메카사고, 우리말로 홍감펭이란 어종에서 방사능 물질이 나온 겁니다.

수심 153m의 심해에서 잡힌 홍감펭에서 기준치를 넘는 kg당 11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시험조업 중인 생선이고 일부가 시장에서 팔리고 있던 상황이라 충격은 더 컸습니다.

[후지타/수산시험장 어장환경부장 : 대부분은 200m전후에서 잡혀(원전)영향을 직접 받은 것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도 아주 놀랐습니다.]

곧바로 출하가 중지됐습니다.

후쿠시마현측은 취재팀에게 세슘이 기준치를 넘는 생선이 시장에 유통될 가능성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핫타 노부유키/수산시험장장 : 방사성 물질이(후쿠시마의 바다에)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계속 힘을 쏟고 있습니다.]

사고 3년.

원전 피해를 극복하고 수산물 안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후쿠시마 어민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쯤이면 시험 조업을 넘어 본격적인 조업을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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