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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출장도 '관광 견문록' 수준…일부 의원 성추문도

입력 2019-01-22 08:37 수정 2019-01-2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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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지방 의회입니다. 역시 해외 여행과 거의 다를 바 없는 관광 일정들로 채워졌는데 더 큰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태국 등 동남아에 가서 노골적으로 성매수까지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외에서 이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몽마르트 언덕과 와인축제 현장. 고대 유적지와 두바이 몰 앞. 민족쇼를 보고, 유람선과 케이블카도 탑니다.

지난 3년 간 공개된 시군구의회 공무 연수 보고서 500여 건을 살펴봤습니다.

공식 일정은 한두개 끼워넣거나, 아예 관광만 한 경우도 많습니다.

지방의회 의원들은 현지 산업을 벤치마킹하고 의회를 방문하기 때문에 공무 연수라고 주장합니다.

실제 그런지, 이들의 일정을 뒤따라 가봤습니다.

지난해 2월 수원시의회는 공무 연수차 두 차례 태국을 찾았습니다.

상임위원회 2곳이 하루 차이를 두고 나란히 방콕과 파타야를 방문한 것입니다.

새벽 사원에 들렀다 수상가옥을 참관하고, 농눅빌리지 테마파크까지, 다녀온 곳이 겹치기도 합니다.

시의회를 간 것 외에는 대부분 관광입니다.

태국 파타야의 한 악어 농장입니다.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인데요. 한 의원이 이곳을 방문한 뒤 작성한 보고서는 감상문 수준이었습니다.

굳이 필요없는 일정이었던 것입니다.

당초 목적은 '우수사례 벤치마킹'이었지만, 보고서에는 "시정에 반영할 우수한 사례 보다는 반면교사로 삼는 기회가 됐다"고 썼습니다.

그런데 일정표에도 나오지 않는 비밀스런 일정이 또 있었습니다.

방콕 도심의 한 멤버십 클럽입니다.

태국 정재계 인사나 연예인들이 많이 찾는 고급 술집입니다.

현지에서는 한국인 관광객도 주고객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공무 연수차 방콕에 오는 일부 기초의회 의원들도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클럽 직원 A씨 : 한국 사람들 미쳤어요. 그때 '꺄' 하고 다들 소리를 질렀죠. 늙은 사람이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 2016년, 한국의 한 60대 시의원이 술에 취해 난동을 피운 사건 때문입니다.

[클럽 직원 B씨 : 아래 속옷을 벗었어요. 벗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 여자들한테 재밌는 거 보여주겠다고 했어요. 바지를 벗고 (신체 부위를) 보여주기 시작했어요. 보여주고 부끄러워하지도 않고요.]

[관광업계 관계자 : 실제로 성매매나 이런 것도 불법인 가게고, 방에서 (본인 XX을) 노출시켜 버리니까 저희가 정말 당황을 했었어요.]

[클럽 직원 B씨 : 여자랑 나가고 싶은데 안 나가니까 물을 붓고 그 여자를 쫓아냈죠.]

당시 이 시의원은 공무 연수로 방콕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관광업계 관계자 : 일정표에는 안 나오죠. 그러니까 자기네들 공식 일정이 끝나고 나서 그 뒤에 어떻게 해달라는 식으로. 시의원이나 이런 사람들이 와서 가이드한테 요구를 하는 거죠. 돈을 이제 여자애한테 지급하겠다.]

현지 교민은 보안 요원이 출동할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술자리에서 집기를 부수고 일행을 폭행한 일도 있었습니다.

[현지 교민 : 하나부터 열까지 불평불만 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꼬투리 잡아가지고. 내가 이 돈 내고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되냐.]

현지 여행 안내원들도 곤혹스럽다고 말합니다.

[관광업계 관계자 : 야간에 꼭 어디를 찾고 싶어 해요. 외유성으로 나와도 어차피 현지에서 적힌 스케줄은 금방 끝나는 거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거죠.]

일부 현지 교민들 사이에서는 기초단체의원 방문이나 출장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현지 여행사 관계자 : 동네에 돈 있어서 의원 배지 달고 그냥 안하무인 격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저희는) 안내자인데 자기 비서 부리듯이…]

(영상디자인 : 이재욱·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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