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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전의 꿈을 찾아…'로또 명당'에 깃든 사연들

입력 2016-01-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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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로또 판매가 늘면서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소위 명당이라 불리는 로또 판매점 주변에서는 교통이 정체되는가 하면, 줄선 대기자들 때문에 즉석 노점까지 생겼습니다. 로또를 둘러싼 천태만상, 밀착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범일동의 한 자동차 정비업소 앞.

서고 또 서고, 줄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이유, 바로 로또를 사기 위해서인데요.

지금 제가 나와 있는 바로 곳이 전국적으로 유명한 로또 명당입니다.

지금까지 1등만 31번 배출됐다고 하는데 안으로 한번 직접 들어가 보겠습니다.

판매점 안 역시 로또를 사기 위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판매점 직원이 쉬지 않고 로또를 건네지만 몰려드는 인파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로또 번호를 선택하는 데도 여러 가지 묘수가 등장합니다.

점을 찍어 도형을 그려가며 번호를 고르기도 하고 복잡한 수식을 동원해 계산을 하며 번호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권광택/로또 판매점 업주 : 시간, 초까지 다 보고 있다가 이렇게 (종이를) 내미는 분들도 계시고 (로또 용지 출력 기계를) 잡고 기도를 한 번 하자는 분도 있었습니다.]

판매점 안에는 즉석에서 번호를 찍을 수 있도록 탁자가 마련돼 있는데요. 탁자 위에는 사인펜 뚜껑 분실을 막기 위해 이렇게 펜꽂이도 만들어져 있고요. 여기에는 눈이 침침한 사람들을 위한 돋보기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또 이쪽을 보시면 꿈에 나왔던 사물이나 등장인물별로 어떤 번호를 선택하는 게 좋을지도 안내하고 있습니다.

로또 명당을 위해 멀리서 일부러 찾아 온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기석/부산 청학동 : 영도구 청학동에서 여기까지 50분 걸려요. 이왕 살 거 여기서 사야지. (로또 당첨이) 잘 터지는 곳에서요.]

비슷한 시각, 또 다른 로또 명당이라는 서울의 한 판매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20대 청년부터 70~80대 노인들까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립니다.

기다림이 길어지면서 구매자들을 상대로 한 즉석 노점도 등장했습니다.

[인근 상인 : 늘 손님들이 (이곳에) 줄을 서 있고 저도 사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인데 제 누룽지의 맛이 자신 있어서 나왔습니다.]

로또 명당을 찾아 멀리서 온 차량들로 교통정체까지 빚어집니다.

[방법이 없어요. 뒤에 주차 공간이 없어가지고요.]

줄이 워낙 길다 보니 구매를 포기하거나 인근 판매점으로 옮기는 사람들도 속출합니다.

[로또 안 사려고요. 저기 아니라도 살 곳이 천지에 있는데요.]

[인근 판매점 업주 : 저기서 기다리다 줄 서다가 지친 분들은 오기도 하니까요. 그냥 저희도 (1등이) 한 번 나왔으면 좋겠다 이거죠.]

로또 열풍에 당첨 예상 번호를 추출해주는 업체들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박형진/번호예측 업체 대표 : 로또는 마라톤이기 때문에 꾸준히 구매를 해야 됩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는 통계적으로 했을 때 훨씬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꿈꾸는 로또 1등. 당첨이 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여행가려고요.]

[집을 더 큰 곳으로 옮기든지 해야죠.]

[불우이웃돕기도 많이 하고요.]

[대박 나면 또 적선도 좀 하고요.]

8.2, 10.4. 로또 복권 용지의 가로 세로 길이입니다.

이 손바닥만한 얇은 종이 한 장이 그리 가볍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담긴 우리 이웃들의 희망과 절망의 무게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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