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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재벌총수 불러낸 '최순실 청문회'…대가성 공방

입력 2016-12-06 17:38 수정 2016-12-0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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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 재벌총수 9명이 출석했습니다. 28년 전 '5공 청문회'의 데자뷔 같다는 반응도 나왔는데요. 재벌 총수들은 청와대의 사실상의 강요로 미르·K재단에 돈을 냈다는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했습니다.

오늘(6일) 여당 발제에서 최순실 청문회의 주요 쟁점들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최순실 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로 줄줄이 불려온 재벌 총수들. 참 보기 힘든 광경이지만, 사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기도 합니다. 28년 전, 이 청문회를 지켜볼 때, 우리 국민들은 '정경유착'의 고리가 끊어질 거라 기대했었습니다.

[일해재단 청문회/1988년 11월 9일 : 본 의원이 질문하는 요지는요, 왜 돈 문제가 아니라면 진작부터, 6·29 선언이 있기 이전부터 왜 증인은 바른 말씀을 하시지 않았는가, 하는 점에 관해서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정주영 당시 현대그룹 명예회장/1988년 11월 9일 : 그래서 그거는 대단히 송구스럽지만 기자들한테 발표한 것이 우리는 그런 용기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자, 28년이란 세월이 흘러 다시 국회 245호입니다. 아버지 '오너'가 물러난 자리에 아들 '오너'가 앉았고, 재단 이름이 '일해재단'에서 '미르·K재단'으로 바뀌었을 뿐, 권력과 결탁한 기업이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이는 장면은 28년 전과 너무나 흡사합니다.

오늘 청문회는 총수들의 자리 배치부터 신경전이 치열했습니다. 각 기업들은 총수들을 어떻게든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 앉히기 위해 골몰했습니다. 결국 나이 순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맨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앉았고, 좌우로 연장자들이 차례로 앉았습니다. 사실 삼성 관련 의혹이 많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맨 가운데서 의원들이 집중포화를 받았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삼성전자 : 저희가 많이 미비한 점이 있었던 것… 저 자신도 부족한 게 너무 많고… 의원님 송구스럽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여기… 의원님 송구스럽지만…]

오늘 청문회에는 각종 쟁점들이 많았습니다. 핵심은 청와대의 강제 모금이 있었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기업들은 청와대가 모금을 요청한 사실은 대체로 시인했습니다.

[허창수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 이번 미르와 K스포츠는 청와대의 요청을 우리 기업이 거절하기가 참 어려운 것이 기업하는 사람들의 입장입니다.]

[이승철 상근부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 여러 가지를 세세한 부분을 청와대에서 많이 이렇게 관여하셨다는 게 좀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와대가 돈을 내라고 해서 냈을 뿐"이라는 기업 총수들. 그러나 "대가성은 없었다"고 항변했습니다. 요컨대, 뭘 바라고 낸 돈은 아니라는 겁니다.

[최태원 회장/SK그룹 : 대가성을 갖고 출연하진 전혀 않았습니다.]

[신동빈 회장/롯데그룹 : 무슨 대가를 기대해서 우리가 출연했던 사실은 없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삼성전자 : 저희가 모든 사회공헌이든 출연이든 어떤 경우에도 대가를 바라고 하는 지원은 없습니다.]

이렇게 총수들이 대가성을 부인하자, 의원들은 최순실과의 관계를 따져 물었습니다. 그러나 총수들은 "재단에 돈을 낼 당시엔 최순실을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김한정 의원/더불어민주당 : 최순실 존재에 대해서 누가 처음으로 이야기를 해줬습니까? 참모 중에.]

[이재용 부회장/삼성전자 : 최근에 와갖고는 많이 들었고요. 미래전략…]

[김한정 의원/더불어민주당 : 증인, 분명하게 얘기를 해주세요. 어차피 다 드러납니다.]

[이재용 부회장/삼성전자 : 미래전략실 실장과 팀장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보고를 받았습니다. 문제가 되고 나서.]

특히 최순실의 압력으로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났다는 의혹을 받았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최순실의 압력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이만희 의원/새누리당 :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으로부터 사퇴해달라는 압력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조양호 회장/한진그룹 : 사퇴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만희 의원/새누리당 : 최순실 등을 포함한 여럿 재단과 불편한 관계로 인해서 그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양호 회장/한진그룹 : 그런 얘기를 최근에 신문지상에서만 알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대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물러나도록 압력을 가한 건 사실"이라고,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시인했습니다.

[손경식 회장/CJ그룹 : 조원동 수석 이야기는 저희 그룹에 있는 이미경 부회장이 조금 자리를 비켜줬으면 좋겠다,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날 조 수석 말은 대통령 말씀이라고 저한테 전했습니다.]

결국 기업 총수들은 청와대가 모금을 요청한 사실은 시인했지만, 대부분의 의혹들에 대해선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로 답변을 피해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답변하지 않는데, 혼자서 손을 들었다가 낭패를 본 분도 있었습니다.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 여기 계신 증인들 중에서 그 촛불집회에 나가보신 적이 있다, 한번 손 들어보십시오. 아, 당신은 재벌 아니잖아요!]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난 너를 믿었던 만큼
함께 어울렸던 것뿐인데"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입니다. 재벌총수 9명이 '최순실 청문회'에 출석해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권력과 기업의 '잘못된 만남'이 몰고 온 파장이 매우 큽니다.

촛불집회에는 '재벌도 공범'이란 피켓이 등장했습니다.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밝힐 건 밝히고, 사죄할 건 사죄하는 청문회가 되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재벌 총수 불러낸 '최순실 청문회'…대가성 공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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