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농약 중독에 날개 부상…도심 속 야생동물들의 수난

입력 2015-07-16 09:4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고라니, 너구리, 올빼미. 특히나 위험 직전에 놓인 이런 야생동물들이 도심에서 발견됐다는 신고가 요즘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오늘 밀착카메라에서 취재했는데요.

강신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신없이 뛰는 고라니를 잡기 위해 소방관들이 안간힘을 냅니다.

도심 속으로 내려와 도랑에 빠져버린 올빼미, 삵은 찜질방 건물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또다시 도심에 야생동물이 출현해 이렇게 소방구조대가 출동했습니다.

야생동물 구조 신고가 평소보다 3배가량 늘었습니다.

[이광식 팀장/오산 소방서 119구조대 : 아침에 산책하시던 아주머니께서 야생 너구리를 보셨대요. 너구리를 포획하려고 지금 수색 중입니다.]

[조심해 물리지 않게. 그쪽 안 보여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너구리 한 마리가 포획됐습니다.

개선충에 걸린 너구리는 치료를 위해 구조센터로 인계됩니다.

살 가망은 없습니다.

[김희원 계장/경기 야생동물구조센터 : 올해 태어난 개체에요. 올해 한 5월 초에.]

이번에는 초등학교입니다.

[그냥 가만히. 졸고 있었어요. 먹지도 않고. 자고만 있었어요.]

어미 잃은 새끼 고라니입니다.

[최원준 교사/장원초등학교 : 오려면 도로가 사방팔방 많아서 여기까지 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탈진상태인 고라니도 구조센터로 옮겨졌지만 하루를 넘기기가 힘듭니다.

이런 구조센터는 전국에 11곳. 지난해 7900여 마리가 구조됐지만 5000여 마리가 폐사됐습니다.

사람의 손에 들어오면 이미 늦은 겁니다.

구조된 야생동물들은 이곳 진료수술실로 옮겨져서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또 응급처치도 받게 되고요.

이런 동물들이 하루에 열건 정도 접수가 됩니다.

특히 상태가 심각한 동물들은 이렇게 수술대에 올라 수술을 받기도 합니다.

요즘은 봄철에 태어난 야생동물 새끼 구조가 눈에 띄게 증가합니다.

지금 제 어깨에 있는 새는 천연기념물인 소쩍새입니다.

어미를 잃고 이곳에 구조가 됐는데 마치 제가 어미인양 이렇게 딱 달라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다른 새를 보시면 제비인데요. 창문에 부딪혀서 제대로 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밑에 보면 다른 소쩍새가 있는데 오른쪽 날개가 부상을 당해 이곳에서 보호를 받고 있고요.

밑에 보면 황조롱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이 황조롱이 같은 경우는 발이 쥐를 잡기 위한 끈끈이에 오염돼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두표 교수/호남대 생물학과 : 어미를 잃은 경우가 제일 많을 겁니다. 새끼들이 갈 곳이 없으니까 제대로 먹이를 못 먹고.]

평생을 우리에서 살아야 하는 동물도 있습니다.

독수리지만 저렇게 날지를 못합니다. 비료에 중독되어서 그런 건데요.

여기 있는 야생동물 중 상당수가 농약이나 비료에 중독된 경우가 많습니다.

오염된 환경이 야생동물의 날개를 꺾고, 인간 중심의 개발이 이들을 고립시킵니다.

야생동물이 활발히 활동했던 100만 평가량의 습지입니다.

하지만 지금 진행 중인 개발로 인해 서식지의 90%가량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야생동물들은 농가와 도심으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뒤로 보시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합니다'라는 문구가 무색해졌습니다.

[최종인/안산시청 환경정책과 : 작은 공간이라도 동물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을 조금만 신경 썼더라면 동물들이 이런 피해를 안 입는다 이거죠.]

날개가 꺾였던 솔부엉이가 하늘로 날아오를 채비를 마쳤습니다.

야생동물의 아픔은 부메랑이 되어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관련기사

육식어종 피라니아에 멸종위기 북극여우까지 온라인 쇼핑 텃밭서 '따끔' 야생진드기에 또 사망…여름철 특히 주의 "너무 너무 더운가봐" 기온 상승으로 '녹색 곰' 된 북극곰 캠퍼스에 나타난 아기곰, 마취총 맞고 '하늘을 날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