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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구치소 수용자의 편지…"유증상·무증상 같은 방"

입력 2020-12-30 08:10 수정 2020-12-3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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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동부구치소의 내부 상황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합니다. 수용자가 외부로 보낸 편지를 JTBC가 입수했는데, 누구라도 감염될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을 설명하는 글이 담겨 있었습니다. "갑자기 옮긴 방에 헛기침과 몸살을 앓고 있고 누가 봐도 코로나 환자 같은 사람이 있었다"고 해당 수용자는 증언했습니다. 증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한 방에 수용했다는 겁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마치 전쟁 피란민처럼 움직였다" 동부구치소에 있는 수용자는 지난 20일 새벽 구치소 상황을 이렇게 썼습니다.

1차 전수검사가 끝나고 187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때였습니다.

방을 옮긴다며 한꺼번에 움직였습니다.

열이 나고 증상이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들이 뒤섞였습니다.

갑자기 수용자들이 우르르 들어왔습니다.

헛기침과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코로나 환자들 같았습니다.

병에 걸릴 거 같아 너무 무서웠습니다.

나가고 싶어도 갈 데가 없었습니다.

복도에서라도 있겠다고 계속 외쳤습니다.

8명 방에 11명이 시체처럼 다닥다닥 붙어 누워 있어야만 했습니다.

없던 병도 걸릴 거 같았습니다.

편지는 작성된 지 6일 만에 가족에게 전해졌습니다.

[수용자 가족 : 무슨 상황 설명이 없이 사정없이 막 뒤섞는 상황 속에서 진짜 환자 같은 사람들하고 같은 방에 넣는데 얼마나 불안했겠어요.]

감염 가능성을 따지지 못하고 많은 수용자를 한 방에 넣는 일은 또 있었습니다.

또 다른 수용자들의 편지에 따르면 1차 전수검사 다음 날 밤 수용자 두 명이 다른 일곱 명이 자고 있던 방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2차 전수검사에선 이 방에서 또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수용자 지인 : 전방 지시에 대해 이의제기를 했는데도 '상관없다' 이렇게 해서…]

법무부는 확진자와 비확진자는 엄격히 나눠 수용했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당장 수용자들을 옮길 방을 마련해야 하는데, 공간이 없어 문제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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