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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제2의 조희팔' 1조 사기…쌈짓돈 노리는 불법 다단계

입력 2015-07-22 22:07 수정 2015-07-22 23:40

남 회장 등 경영진 사기 혐의 구속 기소
연간 40%대 수익 보장 내세워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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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회장 등 경영진 사기 혐의 구속 기소
연간 40%대 수익 보장 내세워 유혹

[앵커]

단군 이래 최대의 다단계 사기로 불리는 조희팔 사건을 기억하시지요. 최근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릴만한 다단계 사기 사건이 다시 터졌습니다. 피해금액이 무려 1조원에, 피해자도 1만명이 넘습니다. 오늘(22일) 탐사플러스에선 서민들의 쌈짓돈을 노리는 불법 다단계 사건을 추적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와 김진일 기자입니다.

[기자]

강당을 가득 메운 관중들 앞에 한때 가요계 최정상급 인기를 누렸던 가수의 축하공연이 펼쳐집니다.

지난해 10월 운동기기 업체 해피소닉이 마련한 행사입니다.

좌석 맨앞줄에서 손뼉을 치며 즐거워하는 남성은 이 업체의 회장 남응태 씨.

남보석이라는 가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걷기대회 행사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스포츠 스타와 함께 포즈를 취하기도 합니다.

[여러분 모두 부자가 될 것이고]

업계에서는 운동기기 렌탈사업으로 시작해 20여개 계열사를 일군 입지전적 인물로 통합니다.

[한연자 (가명)/투자자 : 회장님이 암 말기 환자였는데 음파 진동기로 운동해서 암 치료가 다 돼서…그 기계를 매매해서 위탁해서 돈 벌게 해주고 있다고.]

수백만원대의 운동기기를 구매한 뒤 본사 위탁을 거쳐 대리점에 설치, 운영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겁니다.

업체는 연간 40~50%의 수익이 보장된다고 홍보했고,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보였습니다.

[전미숙 (가명)/투자자 : 수익률이 지금 40~50% 주면 (다음 달에는) 그게 10%대로 확 떨어진다는 거예요. 그러면 사람 심리가 더 넣게 되잖아요.]

노후자금과 전세금을 빼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대통령이나 유명 정치인이 실리는 잡지 표지에 등장하는 데다 각종 장학사업과 기부활동을 하는 남 회장의 행보에 투자자들의 믿음은 커졌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말 투자자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던 남 회장과 경영진이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된 겁니다.

경찰 수사 결과, 실제 대리점에 설치된 운동기구는 투자자들이 구입한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었습니다.

[김범석 경위/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 실질적으로 기기 숫자가 모자란 거예요. 예를 들어 만대가 설치돼야 한다면 실제로 설치된 건 한 천대.]

남 회장은 먼저 투자한 사람들에게 줘야 할 수익금을 새로 들어오는 투자금으로 메꾼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미숙 (가명)/투자자 : 대체 이 수익률이 어디서 와서 주지. 계속 의문은 들었어요.]

실제 이 회사의 재무 관리는 상당히 허술했습니다. 재무제표가 존재하지 않아 감사를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취재진은 경영진 가운데 유일하게 구속되지 않은 대표이사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지만 황당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정모 씨/해피소닉 대표이사 : 내부 사정은 전혀 모르고 있어요. 회장님이 차단했기 때문에 알 수가 없죠.]

남 회장에게서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경영상의 위기일 뿐 사기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유모 씨/해피소닉 비상대책위원 : 정상적으로 영업을 했던 거예요. 다만 고율의 수당을 지급하고 재정적인 안정을 기하지 못한 것은 경영 실패죠.]

수십년간 모은 돈과 함께 삶까지 송두리째 빼앗겼다는 피해자들은 막막할 뿐입니다.

[김석주 (가명)/투자자 : 가만히 있던 내 집이 담보로 잡혀서…칼만 갖고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돈이 사람 죽입니다. 저도 일상이 다 무너졌습니다.]

2013년부터 지난 5월까지 해피소닉에 투자된 금액은 8000억원이 넘습니다.

경찰이 집계한 피해자만 1만1000명에 달하지만 실제 피해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어이없는 불법 다단계 사기 사건이 반복되는 원인을 김진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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